“비서관이 모든 걸 장악하는 건 아니다” 이병기 “비서관,대통령에 얼마든지 말씀드릴 수 있다”

입력 2015-07-03 15:07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은 3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무회의 연설문을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이 작성했느냐는 질문에 "비서관이 대통령의 모든 것을 장악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 4월 대통령 중남미 순방 때 정 비서관이 박 대통령에게 귀엣말을 하는 사진을 공개하며 "청와대의 실정을 명백하게 드러낸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이렇게 진지하게 남의 말을 듣는 표정은 보기 어렵다. 지난 6월25일 국회를 난타한 대통령의 메시지를 이분이 쓴 것 아닌가"라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이 비서실장은 "비서관이 모시는 대통령에게 얼마든지 말씀을 드릴 순 있는 것"이라며 "(비서관이) 대통령의 모든 걸 장악하는 건 아니다"고 답했다.

최 의원이 지난해 청와대 특수활동비를 언급하며 "노무현 정부 때보다 27.4% 늘었고, 이명박 정부 마지막과 대비했을 때도 7% 늘어났다. 대통령이 허리띠를 졸라매겠다고 했는데 이게 허리띠를 졸라맨 것인가"라고 추궁했다.

이 비서실장은 "액수까진 몰랐지만 평소 허리띠를 졸라매는 심정으로 일하고 있다"며 "여러 근무환경이 타 부처만도 못하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또 박 대통령이 제왕적으로 군림해 '왕조시대'에 비유된다는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의 지적에 "그런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때가 어느 땐데 왕조시대처럼 움직이겠느냐"고 반박했다.

이 실장은 그러면서 "밖에서 보는 것처럼 (청와대가) 폐쇄적이고 일방적 통로로 움직이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서실장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비판에 대해선 "일이란 게 모든 걸 '안 된다'고 해서 되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저도 충분히 대통령께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