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1분]추신수 3경기 연속 홈런쇼… 천적 천웨인 잡는 순간

입력 2015-07-02 17:46
방송 중계화면 캡처

결정적 1분: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가 쏘아 올린 3경기 연속 홈런포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 선발은 대만의 좌완 천웨인였다. 전날까지 2번 타자에 배치됐던 추신수(33·텍사스 레인저스)는 7번 타자로 3회 첫 타석에 나섰다. 평소 좌완 투수에 약한 모습을 보였던 것이 타순에 반영됐다. 올 시즌 좌완 투수 상대 타율은 0.146, 매우 약했다.

천웨인의 초구는 약간 빨랐다. 바깥쪽으로 흘러가는 93마일 직구에 방망이가 헛돌았다. 볼과 거리가 상당했다. 두 번째 공은 74마일 몸쪽 변화구 몸을 돌려 피해냈다. 순간 몸에 맞는 볼이 되길 기대하기도 했다. 세 번째 공은 84마일짜리 몸쪽 슬라이더. 또 다시 방망이가 크게 헛돌았다. 이러다 또 삼진 당하는 것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추신수는 올시즌 많은 삼진을 기록 중이다. 70경기에서 77개나 된다.하지만 추신수는 담담했다. 그리고 보란 듯이 천웨인의 4구째 93마일 패스트볼을 그대로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선제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비거리 123m. 시즌 11호 홈런이자 3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 올렸다. 추신수는 2년 만에 느껴보는 짜릿함이었다. 신시내테 레즈 시절인 2013년 4월 LA 에인절수와의 경기부터 워싱턴 내셔널스전까지 3경기 연속 홈런에 이은 개인 통산 두 번째 기록이다.

사실 추신수는 왼손 투수에 약하지만 천웨인에겐 천적이다. 이미 홈런 2개를 때려낸 적있다. 천웨인은 앞선 2이닝을 깔끔하게 처리하며 안정적인 투구를 보이고 있었다. 추신수를 상대할 때도 1볼 2스트라이크 유리한 볼카운트로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천적은 천적이었다. 네 번째 공을 그대로 담장 밖으로 넘겼다. 상대 전적에서도 5타수 3안타, 3안타 모두 홈런이다.



추신수가 무섭게 달리고 있다. 지금 추세라면 개인 통산 한 시즌 최다 홈런(2010년 22개) 기록 경신도 가능할 전망이다.

그러나 홈런을 제외하고는 전성기 시절 추신수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이야기도 많다. 야수에게 필요한 5가지 재능(타격의 정확성과 파워, 주루 능력, 수비력과 강한 어깨)을 모두 갖춘 선수라며 ‘5툴 플레이어’로 각광받던 추신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일단 빠른 발로 재미를 봤던 추신수는 올 시즌 단 하나의 도루도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1, 2번 타순에 나와 출루에 집중했던 추신수가 요즘은 장타에 더 신경을 쓰는 것으로 보고 있다. 추신수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꾸준히 두 자릿수 도루를 성공했다. 2010년엔 22개나 됐다. 지난해엔 부상으로 3개에 그쳤다.

출루율도 떨어졌다. 2013년 신시내티에서 추신수의 출루율은 0.423으로 내셔널리그 전체 2위였다. 현재 출루율은 0.315다. 선구안이 좋지 않다 보니 볼넷으로 나가는 상황은 줄었고 삼진을 당하는 경우는 많아진 탓이다.

추신수는 이날 4회와 7회에 좌익수 플라이와 3루 땅볼로 물러났다. 팀은 2대 4로 역전패 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