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로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에 당선된 임기택(59)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2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 격차를 줄이면서 전체적으로 화합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사회기구를 이끌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 당선인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과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IMO와 일부 조금 다른 지역주의가 발생되고 있다. 이러한 지역주의와 IMO간에 조화를 잘 이루는 부분에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양산업을 둘러싸고 나타난 지역별, 경제수준별 입장차를 좁혀 조화롭게 풀어나가겠다는 의미다.
IMO는 국제연합(UN) 산하의 전문기구로, 전 세계 해운·조선업 기술과 안전규범을 비롯해 해양환경보호와 해상교통 정책을 총괄한다. 한국을 비롯해 덴마크 필리핀 케냐 러시아 키프로스 등 6개국의 후보가 출마해 5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40개 IMO 이사국 중 26표를 얻어 당선이 확정됐다.
IMO 사무총장 선거는 과반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1시간 간격으로 여러 차례 치러진다. 매 회차마다 최하 득표자가 탈락하는 방식이다. 당시 현장에 있던 유 장관은 “처음에 우리가 10표, 덴마크가 12표를 얻어서 사실 긴장을 조금 했다”면서 “2차 3차 4차 이후부터 탈락한 국가들의 표를 얻는 작업을 했다. ‘2차 투표부터는 한국을 지지해 달라’ 설득을 했던 게 주효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IMO 사무총장 출마를 결심한 계기에 대해 “(내가) 해양대학 항해과를 졸업한 마도로스(외항선원) 출신이다. 수년간 선원생활을 하며 여러 나라의 항만당국과 해운당국 움직임을 관찰했고, 우리 정부에서도 활동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번 선거 결과는 해양수산부와 외교부의 ‘협업외교’의 성공적 모델”이라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을 계기로 중남미 세력을 우리 지지기반으로 삼을 수 있었던 게 선거 전략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 윤병세 장관과 유기준 장관, 조태열 외교부 2차관, 신동익 다자외교조정관 및 주영 대사관 등 재외공관 직원들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윤병세 장관은 “(한국은) 국제기구 진출 분야에서 수십 년간 많은 노하우를 쌓고 있어 주재국 접촉능력 등은 항간에서 ‘동방불패’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성과가 좋다”면서 “외교력 뿐 아니라 후보자의 능력 및 해운조선 분야에 대한 한국의 기여 등 3박자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했다.
임 당선인은 ‘IMO 회원국인 북한에 갈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북한이 IMO에서 활동을 활발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IMO를 통한 북한과의 해사협력도 좀 더 챙겨봐야겠지만, 해운 외에 정치적인 상황들이 고려될 수 있어 전체를 잘 조율해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임기택 IMO 사무총장 당선인 “화합의 기구 되도록 하겠다”
입력 2015-07-02 1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