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는 지난달 중순 위기를 맞았다. 장원삼은 구위가 좋지 않아 2군으로 내려갔고 외국인 투수 타일러 클로이드는 출산 휴가를 떠났다. 남은 선발은 윤성환, 알프레도 피가로와 윤성환 뿐이었다. 결국 지난달 중순부터 임시 선발 체제를 가동시켰고 퓨처스리그에서 김기태와 김건한을 불러들였다.
그러나 지난 1일 클로이드가 복귀하기까지 삼성이 임시 선발 체제를 가동한 건 단 한 번 뿐이었다. 세 차례 내린 비 덕분에 남은 선발로도 경기를 운용할 수 있었다. 이 기간 삼성은 5승 2패를 거뒀고 선두로 복귀했다.
올 시즌 비로 취소되는 경기가 많아졌다. 2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1일까지 43경기가 비로 취소됐다. 최근 5년간 같은 기간에 취소된 경기만 봐도 37경기를 취소했던 2011년보다 월등히 많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15경기가 취소됐다.
42년만의 유례없는 가뭄이라는 기상청 발표와 달리 우천 취소가 많은 데는 국지성 폭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 시즌 kt 위즈가 1군에 합류하면서 하루 4경기에서 5경기로 늘어난 것도 한몫 했다. 비가 많이 오는 7~8월에 더 많은 경기가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우천 취소 경기가 많아지면서 치열한 순위싸움에 날씨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삼성이나 롯데 자이언츠처럼 주축 선수들이 부상이나 부진 등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닌 팀들은 선수들이 하루라도 더 쉴 수 있다는 점에서 비가 반갑다. 하지만 선발 로테이션이 꼬일 수 있고 장마 문화가 익숙지 않은 외국인 선수들은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을 수도 있다.
비로 취소된 경기가 홈에서 열리냐 원정에서 열리냐를 두고도 희비가 엇갈린다. KBO는 비로 취소된 경기를 추후 조정해 열겠다고 했다. 더블헤더(하루에 동일한 팀들이 두 경기를 연속 치르는 것)나 경기가 없는 월요일에 편성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 팀별로 우천 취소 경기는 6~11경기 정도 된다.
선두권 자리를 두고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는 삼성과 두산 베어스의 경우 각각 9경기, 11경기가 비로 취소됐는데 그 중 7경기와 6경기가 원정경기다. 여기에 대전 사직 수원 대구 문학 등 각 구장을 찾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선수들 체력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반면 SK 와이번스는 10경기 중 9경기가 홈에서 열려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홈(15승10패1무)보다는 원정경기(20승17패)에서 더 많은 승리를 챙겼다는 점에서 마냥 좋아할 수 없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늘어난 우천 취소 경기,프로야구 순위 싸움 변수될까
입력 2015-07-02 1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