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은 노화가 뚜렷해지는 60대 이후에 경험할 것 같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40~50대에 찾아올 수 있다. 40~50대는 신체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는데다 척추의 퇴행이 시작되는 시기여서다.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과 같은 척추 질환은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전체의 5%에 불과하다. 척추 환자의 대부분은 수술 없이 보존적 치료나 비수술적 치료만으로 호전된다. 최근에는 척추 비수술 치료 중에서도 최신 치료법인 경막외강 풍선확장술을 적용해 척추 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부평힘찬병원은 신경외과 박진규 부원장이 지난해 1월부터 이달 초까지 최근 1년6개월간 비수술 치료법인 경막외강 풍선확장술을 받은 환자 1098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51%)이 40~50대 연령층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연령별로는 50대(31%)가 가장 많았으며 이어 40대(20%), 60대(15%), 30대(12%) 순이었다.
흔히 디스크라고 부르는 추간판탈출증이 739건(56%, 중복포함)으로 가장 많았고 척추관이 좁아진 척추관협착증이 450건(32%)으로 뒤를 이었다. 추간판탈출증과 척추관협착증이 원인 질환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여러 척추 질환을 함께 진단 받는 환자도 상당수였다.
박 부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60대 이전에는 추간판탈출증, 이후에는 척추관협착증이 많은데, 디스크에 문제가 있으면 협착증도 일찍 발병해 60대 이상에서는 두 가지 이상 척추 질환이 동반된 환자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풍선확장술을 시행해 가장 우수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질환은 척추관협착증이다. 척추관협착증은 노화에 의해 디스크가 퇴행하고 인대와 뼈가 두꺼워져 척추 중앙의 척추관, 신경근관 또는 추간공이 좁아져 요통 및 다리 저림 증상 등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가 제자리를 탈출해 신경을 누르는 허리디스크가 비교적 젊은층에게 급성으로 많이 나타나는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특별한 계기 없이 노화에 의해 서서히 진행된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숙일 때 척추관이 넓어져 통증이 덜해지기 때문에 방치하면 ‘꼬부랑 노인’이 된다. 심한 경우 보행 장애와 함께 근력 약화, 마비, 배변 장애, 감각이상 등 심각한 후유증을 동반하게 되므로 일찍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풍선확장술은 척추 신경 통로인 추간공에 풍선이 내장된 가는 관(특수 카테터)을 삽입, 풍선을 부풀려 신경 통로를 넓히고 약물을 주입하는 최신 비수술 치료법이다. 기존 신경주사요법과 신경차단술 등에 효과가 적거나 1개월 이상 통증이 개선되지 않는 난치성 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 통증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통증 완화 효과도 오래 지속된다는 장점이 있다.
풍선확장술은 2013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증 받은 뒤 척추 비수술 치료법 중에서도 효과가 우수한 치료법으로 꼽히고 있다. 기존 보편화된 신경성형술 등의 비수술 주사치료보다 신경주변의 유착된 부분을 박리시켜 넓은 면적에 약물이 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만성화된 디스크 환자의 경우에도 디스크 주변과 신경이 유착된 경유가 많은데 풍선이 유착부위를 박리하게 되면 신경 주변의 혈액 순환도 원활해져 통증 개선 효과가 크다.
박 부원장은 “풍선확장술은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만성 통증을 감소시키고 이로 인한 보행 장애를 해소하는 등 다양한 강점이 있어 주목 받고 있다”며 “60~70대 이후에는 중증으로 진행돼 수술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척추 질환이 의심되면 즉시 정확한 검사를 받고 결과에 따라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척추질환 비수술 치료 환자, 2명 중 1명은 40~50대
입력 2015-07-02 15:44 수정 2015-07-02 1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