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에서 울려퍼진 ‘대한민국’ 한국 여자축구 U대회 첫 경기서 승전보

입력 2015-07-02 14:45

“대한민국~”

2일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광주U대회) 한국과 체코의 여자축구 A조 조별리그 1차전 경기가 열린 전남 나주공설운동장 관중석에선 앳된 초등학생들의 환호성이 울러 펴졌다. 광주U대회 개회식은 3일 공식 개최되지만 축구는 하루 일찍 시작됐다. 이번 대회 첫 경기다.

경기가 시작되기 한 시간 전부터 어린이들과 학부모 300여명이 경기장을 찾아 열띤 응원을 펼쳤다. 특히 나주 영강초 학생들은 전교생 200여명이 단체로 와 태극기와 체코 국기를 흔들며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에 환호했다. 한국 선수들이 쓰러지거나 공을 빼앗기면 안타까운 탄식이 터졌고, 드리블을 할 때면 “파이팅”이라는 소리가 나왔다. 이 학교 4학년 김희성(10)군은 “어제 학교에서 직접 색연필로 태극기와 체코 국기를 그려서 가져왔다”면서 “한국이 꼭 이겼으면 좋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막상 경기는 잘 풀리지 않았다. 전반 40분 페트라 이바니코바에게 골을 내주며 0-1로 끌려갔다. 여기저기서 “아쉽다. 동점이라도 됐으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들렸다.

후반 들어서도 응원은 그치지 않았다. 이에 힘을 얻은 듯 한국은 후반 25분 주장 이정은이 체코의 왼쪽 페널티박스 안에서 반칙을 얻어냈고, 곧바로 김담비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43분 이금민이 역전골을 성공시키자 관중석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이어 1분 뒤 장슬기가 추가골을 얻어냈다. 결국 한국이 3대 1 역전승을 거뒀다. 전·후반 90분이 끝날 때쯤 아이들은 전광판 시계를 보며 큰 목소리로 “5, 4, 3, 2, 1” 카운트를 세기도 했다. 유승원(11)군은 “지다가 이기니까 기분이 더 좋다”며 “다음 경기할 때에도 와서 한국을 응원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 여자축구는 지난달 캐나다 여자월드컵에서 첫 승과 16강 진출의 신화를 이룬데 이어 광주U대회에서도 메달을 노릴 수 있게 됐다. 홍상현 감독은 “역전승을 해서 팀이 분위기를 타는데 더 좋을 거 같다”며 “이번 대회는 홈에서 열리는 만큼 메달권 진입은 물론이고 그 이상의 성적까지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남자축구 대표팀도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대만에 3대 1 완승을 거뒀다.

나주=글·사진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