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국명은 은(銀)을 뜻하는 라틴어 ‘아르겐툼(Argentum)’에서 유래했다. 신대륙 시절 은을 찾아 스페인 등 남부 유럽에서 몰려온 이주민들의 후손이 아르헨티나 국민이다. 험한 식민지 역사를 간직한 아르헨티나 축구는 거칠고 투쟁적이다. 승리 지상주의적인 아르헨티나 축구가 위세를 떨치면서 이 나라 출신 감독들도 세계 곳곳에서 각광받고 있다.
2015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아르헨티나 출신 감독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12개 출전팀 중 6개 팀 사령탑이 아르헨티나 사람이다. 아르헨티나(헤라르도 마르티노·53)를 비롯해 개최국 칠레(호르헤 삼파올리·55), 콜롬비아(호세 피케르만·66), 파라과이(라몬 디아스·56), 페루(히카르도 가레카·57), 에콰도르(구스타보 퀸테로스·50) 대표팀 등이다.
이들 6개 팀 가운데 에콰도르를 제외한 5개 팀이 8강에 올랐고 8강에서 콜롬비아를 제외한 4개 팀이 4강에 진출했다. 아르헨티나의 마르티노 감독과 칠레의 삼파올리 감독은 5일 오전 5시(한국시간)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지략대결을 벌인다.
지난해 8월 아르헨티나 사령탑에 오른 마르티노 감독은 대회 초반 약한 공격력이 고민이었다. 공격수 카를로스 테베즈와 공격형 미드필더 하비에르 파스토레를 복귀시켰지만 조별리그(2승1무)에서 4득점(2실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1일 파라과이와의 4강전에서 3도움을 기록한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의 활약에 힘입어 6대 1 대승을 거둬 사기가 올라 있다. 그는 2013년 7월부터 2014년 5월까지 바르셀로나 사령탑을 지내 ‘메시 활용법’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삼파올리 감독의 칠레는 2014 브라질월드컵 16강에서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한 전술로 개최국 브라질을 괴롭혔다. 칠레는 승부차기 끝에 8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줄기차게 뛰는 축구’로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줬다. 삼파올리 감독은 아르투로 비달(유벤투스)의 음주 운전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화끈한 공격적인 축구를 하는 칠레는 이번 대회에서 13골을 넣어 팀 득점 순위 1위에 올라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코파 아메리카에서 아르헨 출신 감독 전성시대
입력 2015-07-02 1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