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코스피·코스닥·파생상품 시장을 별도 자회사로 두는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된다. 혁신형 기업 상장을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코스닥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 추진되고, 가칭 한국거래소지주로 개편된 한국거래소는 증시에 상장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개혁회의를 거쳐 이런 내용의 ‘거래소시장 경쟁력 강화방안’을 2일 발표했다.
금융위는 거래소 장내 시장간의 경쟁을 유도해 자본시장의 역동성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코스피·코스닥·파생상품시장은 별도 자회사 형태로 분리키로 했다. 또 주식 및 파생상품 거래 청산업무를 담당하는 법인과 증권전산 설비를 운영하는 코스콤까지 5개 자회사가 거래소 지주회사 체제로 편입될 예정이다. 시장감시기능은 지주회사와 개별 거래소에서 독립된 지배구조를 갖춘 비영리 시장감시법인이 통합 수행한다. 거래소가 7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한 한국예탁결제원의 경우 민간기관인 거래소가 공공기관인 예탁결제원을 자회사로 둘 수 없다는 이유에서 금융사에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키로 했다.
특히 코스닥시장은 중소·벤처기업의 자금회수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높이고, 코스피에 버금가는 ‘메인보드’로 키운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업 규모에 따라 상장 시장을 결정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코스닥 자회사도 대형 우량기업을 유치하는 등 상호경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지주회사 전환 시 코스닥에 지원자금을 출자해 자회사로 분리되더라도 경영이 안정되도록 할 방침이다.
지주회사 개편이 마무리되면 한국거래소지주는 상장할 예정이다. 수익성 위주 책임경영문화를 만들고, 해외진출 및 신사업 발굴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금융위와 거래소는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되면 거래소가 독점서비스 이미지를 벗고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지주회사 상장에는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상장차익 처리를 위한 공익기금 설립 문제다. 금융위는 상장차익의 일부는 그간 거래소가 독점적 지위로 얻은 이익이 포함돼 상장차익 전부를 주주들이 갖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거래소 지분 7.46%를 보유한 NH투자증권을 비롯해 3~5%의 지분을 보유한 증권사들은 상장 후 최소 1000억원대의 차익을 기대하는 상황이어서 기금설립 논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회 논의로 지주회사 개편이 지지부진해질 가능성도 있다. 지주회사로 개편하려면 자본시장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하반기 정기국회를 거쳐 연내 법이 개정되면 내년에 지주회사 체제 개편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거래소, 지주회사 체제 개편 후 상장 추진
입력 2015-07-02 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