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4위 부자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60)가 자신의 전 재산인 320억 달러(35조8560억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1997년 설립한 자선단체인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재단'에 감명을 받은 게 동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영국 BBC 방송은 이 소식을 방송과 인터넷의 주요 뉴스로 다뤘다.
BBC방송에 따르면 알왈리드 왕자는 1일(현지시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자신의 두 자녀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기부 계획을 밝혔다.
이 돈은 향후 몇 년 간에 걸쳐 왕자가 만든 자선기구인 알왈리드 자선사업에 기부된다. 돈은 문화간 이해 증진, 지역사회 지원, 여성 권리 향상, 재난 구호 등에 쓰일 예정이다. 알왈리드 왕자는 이미 이 자선기구에 35억 달러를 기부한 바 있다.
투자회사인 킹덤홀딩의 회장이기도 한 알왈리드 왕자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세계 부자순위 34위를 차지하고 있는 억만장자다. 킹덤홀딩은 포시즌와 페어몬드 앤드 래플스 등 호텔 체인을 비롯해 뉴스 코퍼레이션, 시티그룹, 트위터, 애플 등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왕자는 지난 2013년 포브스가 부자순위를 발표하면서 자신의 자산을 실제보다 적게 평가했다며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가 합의 후 취하하기도 했다.
알왈리드 왕자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기부는 킹덤홀딩과는 무관하게 개인 재산으로 이뤄진다”며 “자선사업은 내가 30년 전부터 시작했던 개인적인 의무로 내 이슬람 신앙에 있어 본질적인 부분(intrinsic part of my faith)”이라고 소개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억만장자' 사우디 왕자 "전재산 36조원 기부할 것"
입력 2015-07-02 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