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병원 의료진들이 정부의 메르스 대책에 분노했다. 그들은 “이런 나라는 망해도 이상하지 않다”며 정부의 턱 없이 부족한 지원과 책임전가 등을 지적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2일 개원의 모임인 대한의사협회가 ‘이런 나라는 망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지난 29일 보건당국이 발표한 감염병 안전제고를 위한 건강보험 수가 개편안을 비롯한 메르스 대응에 대해 조목조목 따졌다.
이들은 논평을 통해 “정부가 메르스 진료 거부 의료진을 처벌하겠다고 밝힌 것은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인을 범죄자 취급한 것”이라며 “보건당국은 의료인들이 메르스 환자를 신고하지 않으면 벌금 200만원을 부과하겠다고 했는데 마치 의료인의 미신고가 메르스 확산의 원인인 것처럼 몰아간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들은 또 “목숨을 걸고 헌신하는 의료인들을 위해 긴급자금을 지원하는 것도 모자랄 판에 정부가 대출 운운하는 한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제2의 메르스 사태를 막기 위해 의료체계를 제대로 바꿔야 하지만 그동안 정부의 대책을 보면 과연 이것이 제대로 된 국가인지 의문이 들 정도”라며 비판했다.
아울러 “이 같은 상황에서 어떤 의료인이 전염병 관리에 최선을 다 할지 의문”이라며 “ “보건당국이 메르스로 피해 입은 의료기관에 16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지원규모가 턱 없이 작고 그마저도 대상을 병원급에 한정했다”고 지적했다.
의사협회에 따르면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거나 경유해 피해를 입은 의원의 손실금액은 1곳당 2344만원이다. 일부 의원들이 폐쇄 조치됐고 환자 수도 전년 대비 60%감소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대한의사협회 “이런 나라는 망해도 이상하지 않다”…정부의 메르스 대응 비판
입력 2015-07-02 0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