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위기 해결의 키를 쥔 두 주역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강대 강의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메르켈 총리는 국민투표 이후 대화와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잔류 희망을 연일 확인하고 있고, 치프라스 총리 역시 이날 국민투표 찬·반을 유로존 잔류·이탈이 아닌 새로운 협상을 위한 투표라고 언급해 절충 가능성에 대한 여지는 남겼다.
메르켈 총리는 1일(현지시간) 연방의회 연설에서 그리스 국민투표 이전 협상은 없다고 못박았다. 치프라스 총리가 전날 밤 유럽연합(EU) 등에 보낸 서한을 통해 부가가치세와 연금 지급과 관련한 몇 가지 조건만 고치고 나머지 대부분은 채권단이 제안한 협상안을 대폭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에 나온 발언이다. 아무리 그리스가 막판 유화책을 써도 한번 채권단이 정한 가이드라인은 훼손돼선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특히 “이 문제는 근본적으로 EU가 세계에서 어떻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라고 강한 긴축의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가 스스로 누구인지를 잊고 우리를 강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를 망각하면 위태로워질 수 있고, 이 유럽 공동체가 서 있는 법규정과 책임의식을 잊어도 유로화는 실패하고 더불어 유럽도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메르켈 총리의 강경 발언이 나오고서 치프라스 총리도 긴급연설을 통해 “국민투표 발표 이후 채권단으로부터 더 나은 제안을 받았다”며 “하지만 더 공정한 합의안을 압박할 수 있도록 반대에 투표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채권단이 국민투표에서 반대 결과가 나오면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날 계획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거짓이며 유로존에 남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투표 이후 즉각적으로 해법을 찾는 책임을 전적으로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메르켈· 치프라스 强대 强 충돌
입력 2015-07-02 0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