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1분: 후반 38분 리오넬 메시의 곤살로 이과인 쐐기골 어시스트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는 한 골도 넣지 않았다. 드리블과 패스만으로 파라과이를 농락했다. 경기 종료가 다가올수록 승부의 무게중심은 아르헨티나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아르헨티나가 이미 5골을 넣어 심판이 당장 호각을 불어 파라과이의 테크니컬녹아웃(TKO)을 선언해도 이상할 게 없는 후반 38분 메시의 마지막 쇼가 나왔다.
아르헨티나 수비수 파블로 사발레타(맨체스터시티)는 파라과이 진영 오른쪽 끝까지 올라와 가로챈 공을 페널티박스 가운데로 넘겼다. 아르헨티나 미드필더 에베르 바네가(세비야)는 공을 받았다. 바네가는 메시와 리턴패스를 주고받으며 파라과이 수비진을 교란했다. 그리고 바네가가 마지막 리턴패스를 넘긴 순간 메시는 넘어졌다.
메시의 주변에는 파라과이 선수 6명이 있었다. 메시에게 밀착한 선수만 해도 4명이었다. 그러나 메시는 넘어진 순간에도 왼발로 공을 가볍게 건드려 전방으로 ‘킬패스’를 찔렀다. 공은 공격수 곤살로 이과인(나폴리)의 발로 정확하게 넘어갔다. 이과인은 강력한 왼발 슛으로 파라과이의 골문을 열었다. 아르헨티나의 여섯 번째 골이었다.
메시는 이과인의 골로 세 번째 어시스트를 작성했다. 정식 기록은 아니지만 ‘어시스트 해트트릭’이다. 비록 골은 없지만 메시가 지배한 경기였다. 파라과이 선수들이 자신에게 몰려 밀착 선수가 줄어든 동료들에게 공을 넘겨 득점 기회를 연결했다. 골문 앞에서나 하프라인에서나 시야를 넓게 보며 적재적소로 공을 찔렀다. 그때마다 아르헨티나의 결정적인 득점 기회가 생겼다. 집중력이 좋은 아르헨티나 공격수들은 파라과이 선수들이 메시에게 몰리면서 더 수월하게 골을 넣을 수 있었다.
아르헨티나는 1일 칠레 콘셉시온 무니시팔 경기장에서 열린 2015 코파 아메리카 4강전에서 파라과이를 6대 1로 격파했다. 아르헨티나는 결승으로 진출했다. 오는 5일 산티아고에서 개최국 칠레와 우승을 놓고 단판승부를 벌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결정적 1분] 수비 6명에 넘어져도 메시는 ‘킬패스’… 어시스트 해트트릭
입력 2015-07-01 16:56 수정 2015-07-01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