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다르다고 나가라고 하면 사당(私黨)” 이재오의 반격 “靑,중립 지켜라”

입력 2015-07-01 13:57

비공개로 1일 오전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는 유승민 원내대표가 사퇴하지 말아야 한다는 발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재오 의원은 “자기와 같은 생각만 존재하고 다른 생각은 나가라고 하면 정당이 존재할 수 없다. 사당(私黨)이 되는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 의원은 “유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해 최고위원들이 앞장서서 사퇴하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당은 독립적,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청와대로터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또 “당 지도부는 의원들의 의견, 의원총회 결과를 대통령에게 제대로 전달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데, 거꾸로 청와대 의견을 의원들에게만 전달하는 모양새는 옳지 않다”고 했다. 이어 “최고위원들은 전당대회에서 수평적이고 대등한 당청관계를 이끌어가겠다고 공약했는데 역할에 충실한지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최고중진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의 ‘명예로운 퇴진’ 발언에 대해 “퇴진이 명예로운게 어디 있나”라며 비판했다.

비박(非朴)계 이병석 전 국회부의장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유 원내대표에게 (5월 28일) 당시 의원총회에서 야당에 협상권을 전적으로 위임했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 결과에 대해서도 의총에서 4시간 넘게 토론해 결과를 도출했다”며 “유 원내대표 사퇴 문제에는 의원들의 의사도 존중돼야 한다. 의총이 끝난 후 최고위에서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전 국회부의장은 유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해서 “의총 결과로 선출된 자리이므로, 거취는 유 원내대표에 맡겨야 된다”고 말했다.

옛 친이(親李)계인 정병국 의원은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한 최고위원들을 겨냥해 “최고위원회는 당의 문제를 수습해야 하는데 오히려 문제를 더 키워가는 것 같아 이해하지 못 하겠다”며 “이것(당청갈등)은 우리 모두의 책임인데, 어떤 한 사람(유 원내대표)에게 책임을 지워서는 안 된다. 한 사람을 희생양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유 원내대표 사퇴 주장은) 원칙도 없고, 의원들 의견 제대로 묻지 않고 최고위원들이 그렇게 공개적으로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며 사태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반면 김태호 최고위원은 “(유 원내대표가) 최고위에 잘못된 정보를 전달했다면 잘못”이라며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청와대의 의중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않은 유 원내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또 그는 지난 2011년 당시 홍준표 대표 체제가 무너진 것을 언급하며 “당시 유승민 최고위원도 사퇴했다. 빨리 결론을 내려야 된다”며 유 원내대표 사퇴를 주장했다.

이인제 최고위원도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당청관계 파국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 맞는다”라며 역시 유 원내대표의 사퇴 쪽에 무게를 실었다.

김무성 대표는 각 의원의 말을 다 듣고 난 뒤 “다 옳으신 말씀”이라며 “당을 지켜야 된다”라고 말했다. 또 “전당대회 때 최고위원들이 한 공약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유 원내대표는 본인의 거취에 대해 언급을 전혀 하지 않고 듣고만 있었다. 그는 최경환 경제부총리로부터 추경 관련 보고를 듣고 난 후 기자들과 만나 “잘 들었다”고 말했다.

김영우 대변인은 이날 오전 열린 추경 관련 당정 협의에 유 원내대표가 불참한 것에 대해 “원래 당정협의는 여당 정책위의장이 주재하게 돼 있다 필요할 때 원내대표가 주재하는 것”이라며 지나친 해석을 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