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사는 대학생 김성현(25, 가명)씨는 종강을 맞이해 친구들과 함께 때 이른 여름휴가를 떠나기로 했다. 하지만 김씨는 휴가를 앞두고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친구들은 모두 워터파크나 해수욕장에 방문해 시원한 물놀이를 즐기는 휴가를 기대하고 있지만, 물에 젖은 채로 축 가라앉아 빈약해 보일 머리를 생각하면 물놀이만큼은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바캉스의 계절 여름이 돌아왔다. 하지만 한여름 해변에서의 휴가가 달갑지 않은 이들이 있는데, 바로 탈모 환자들이다. 여름이 되면 강한 자외선으로 인해 땀과 피지 분비가 활발해져 청결한 두피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 또한 평소 머리카락을 한껏 끌어올려 탈모를 숨기기 위해 사용하던 왁스도 흐르는 땀과 섞여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채영수피부과 채영수(사진) 원장은 “최근 여름 방학이나 휴가 기간을 활용해 탈모를 치료하고자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며 “혹시 탈모로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전문의를 찾아 상태를 정확히 진단 받고 이에 맞는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름철 탈모가 심해지는 이유는?
사실 온도나 습도의 변화와 같은 계절적 요인이 탈모를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강한 자외선과 잦은 물놀이, 피지와 땀 등과 같은 분비물로 두피와 모발이 약해지며 탈모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강한 자외선은 머리카락의 탈색이나 건조를 유발하고, 모발의 단백질을 약화시켜 두피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 또한, 더운 날씨로 인해 땀과 피지 분비가 활발해지면 두피 상태가 습해져 두피 내 세균이 증식하게 된다. 이와는 반대로, 선풍기나 에어컨의 바람 때문에 두피 상태가 건조해져 모발이 자주 끊기고 빠지기도 한다. 이렇듯 여름철에는 두피가 쉽게 지저분해질 수 있어 두피를 청결하게 유지하지 못하면 탈모의 진행 속도를 앞당기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초기 탈모는 약물 치료만으로 해결<.b>
현재까지 밝혀진 가장 효과적인 초기 탈모 치료법은 미국식품의약국(FDA) 및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아 그 효과가 검증된 먹고 바르는 약물 치료이다. 의료진의 처방이 필요한 먹는 탈모치료제는 탈모의 주요 원인인 DHT의 생성을 억제하여 탈모를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임상 연구 결과 90% 이상의 탈모 억제 효과와 70% 이상의 발모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러한 효과는 복용 직후가 아닌 최소 3개월 이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1년 경과시점에서 극대화 되므로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1년 이상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다. 바르는 탈모치료제는 두피의 혈액순환을 개선해 탈모를 예방하고 발모를 촉진하는데, 하루 2번 아침 저녁으로 꾸준히 도포하는 것이 좋다.
◇중기 이상의 탈모는 모발이식으로 해결
헤어 라인이 뒤로 많이 후퇴했거나 정수리 부분이 휑해졌다면 약물치료와 함께 모발이식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모발이식 수술은 탈모가 일어나지 않는 후두부 모발을 채취해 탈모 부위에 이식하는 수술로, 한 번 심은 모발은 영구히 빠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과거에는 흉터와 통증에 대한 부담과 비교적 긴 회복 시간으로 인해 수술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흉터와 통증을 줄이고 빠른 회복이 가능해졌다.
다만 탈모는 진행성 질환으로 이식 수술을 받지 않은 부위의 모발에서는 탈모가 진행될 수 있어, 수술 후에도 반드시 먹고 바르는 약물치료를 지속해야 한다.
채영수 원장은 “탈모는 한 번 탈모가 시작되면 계속 진행되는 질환이고, 초기에 치료할수록 그 효과가 좋기 때문에 미리 미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며 “초기 탈모는 약물 치료만으로 증상 호전이 되기 때문에 굳이 모발이식을 받을 필요가 없지만, 이미 탈모가 심하게 진행되었다면 탈모 진행 속도와 모발의 밀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모발 이식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수 기자
DHT 잡고, 탈모 극복하고, 시원한 여름을 맞이하자
입력 2015-07-01 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