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유승민 원내대표가 대통령 수하? 국회는 행정부 직원 아니다”

입력 2015-07-01 10:00

‘원조친박’이었던 이혜훈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청와대의 ‘유승민 찍어내기’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 전 최고위원은 1일 CBS와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수하가 아니다”며 “대통령이 고르거나 임명하거나 마음대로 해고하는 비정규직 직원이 아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입법부의 사령탑인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무리하게 무력화시키는 것은 삼권분립에 어긋난다는 취지다.

유승민 사퇴를 요구하는 친박계 최고위원들에게도 가시 돋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대통령의 신임을 잃었기 때문에 너는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다는 얘기는 행정부의 직원에게 해당되는 얘기”라며 “행정부의 직원으로 일하시려고 지금 국회에 와 계시는 것인지 행정부의 직원이라면 그런 마인드가 이해가 된다”고 일갈했다.

또 유승민 사퇴 압박이 청와대의 공천권 싸움을 위한 포석이라는 주장에 대해 “역대 대통령들은 대통령을 끝내고 내려오신 권좌 이후를 많이 신경을 쓰는 게 일반적 현상”이라며 “권좌 이후 보호막이 되어줄 의원들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메르스 추경에 대해서도 우려를 자아냈다. 이 최고위원은 “재정투입과 통화팽창의 효과가 점점 줄어들고 있고 이제는 거의 효과가 없다”며 “불과 지난달에도 풀었는데 효과가 하나도 없다. 여기에 돈을 더 푼다고 효과가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국가 부채가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은행에서도 1.5%대로 금리를 내릴 때, 정부에서 워낙 압력을 가하니까 돈을 풀어서 될 일이 아니고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며 “한국은행에서 돈을 풀면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지니까 정부는 제발 가계부채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얘기하는 데 오죽 답답하면 한국은행이 그런 말을 하겠느냐”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