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ASEAN) 크로스보더 M&A 시장에서 한국은 경쟁국인 일본, 중국에 비해 크게 밀리고 있어 향후 현지시장에서의 주도권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2010년 이후 올해 5월까지 일본과 중국의 대(對) 아세안 M&A 점유율이 인수금액 기준으로 각각 13.0%(1위)와 8.1%(5위)를 기록한 반면, 한국의 점유율은 2.4%(12위)에 불과한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1일 발표한 보고서 ‘일본·중국의 ASEAN 크로스보더(cross-boarder) M&A 경쟁, 한국의 전략은?’에 따르면 ASEAN의 M&A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일본과 중국은 합계 점유율이 2013년과 2014년 각각 33.2%(일본 28.5%, 중국 4.7%)와 34.5%(일본 9.9% 중국 24.6%)로 ASEAN 크로스보더 M&A를 주도하고 있다. 이 기간 중 일본은 전체 M&A의 50% 이상을 금융업종에서 단행했는데, 이는 내수시장 성숙 및 저금리로 인한 금융기관의 수익성 저하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자국 내수시장의 성장여력이 충분해 소비업종보다 인프라 투자 및 제조업 점유율 확대에 중점을 두어 M&A를 추진했다. 앞으로 일본은 엔저에 따른 기업의 호실적을 무기로, 중국은 정부의 ‘일대일로(一帶一路)’정책과 해외투자 심사절차 완화 등에 힘입어 ASEAN M&A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무역협회 김정균 연구원은 “ASEAN M&A시장에서 한국이 양국 사이에 낀 넛크래커 현상을 보이고 있어 유통 및 금융업종과 국제적 경쟁력을 갖고 있는 IT 업종을 타겟으로 M&A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한국, 아세안 M&A 시장서 중·일 사이 ‘넛크래커’ 신세…주도권 약화 우려
입력 2015-07-01 0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