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피부관리의 필수품 모공팩에 대한 전문가 평가 결과는 조금 놀랍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브랜드 시슬리 모공팩 ‘마스끄 끄렘므 오 레진느 뜨로삐깔’은 이름값·몸값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자연주의 화장품을 내세우는 최고가 제품인 시슬리 모공팩은 국내외의 중저가 브랜드 제품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이번 평가 대상 중 최고가인 시슬리 제품(70g·13만원)은 최종평가에서 32분의 1 가격인 프리맨의 ‘아보카도 & 오트밀 클레이마스크’(170g·9900원)보다도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자극 정도를 측정하는 항목에선 4.6(이하 5점 만점)점으로 1위를 기록했으나 발림성(1.8), 특히 모공 축소(1.6) 항목에서 최하점을 기록해 모공팩 구실을 제대로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경민 포레 안미나 원장은 “자극 없이 순한 편이나 피지나 모공이 줄어드는 느낌은 없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성분 평가에서도 2.6점으로 4위를 기록해 자연주의 화장품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민망할 뿐이었습니다. 성분평가에서 최저점을 준 에프북 에디터 최윤정씨는 “알러지 유발 가능성이 있고 안전성이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파라벤 성분이 종류별로 너무 많이 들어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포장지에 인쇄된 성분표에는 실제로 소디움 메틸파라벤, 메틸파라벤, 부틸파라벤, 에틸파라벤, 아이소부틸파라벤, 프로필파라벤 등이 있었습니다.
이니스프리의 ‘수퍼 화산송이 클레이 무스 마스크’(100g·1만9000원)는 만점에 가까운 점수(4.8)로 1위에 올랐습니다. 발림성(3.2)과 자극 정도(3.0)를 제외한 전 평가항목에서 1위를 기록하면서 최고의 모공팩으로 떠올랐습니다. 가격도 착합니다.
2위는 키엘의 ‘레어 어스 딥 포어 클렌징 마스크’(142g·38000원)가 차지했습니다. 최종 평점은 3.0점이었습니다. 1위와는 차이가 좀 많이 나지요. 더구나 피지 제거(1.6)와 피부탄력 개선(2.2) 항목에선 꼴찌를 했습니다. 1차 총평가와 성분평가에서도 3위였으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덕분에 최종평가에서 2위로 올라섰습니다. AnG클리닉 안지현 원장은 “5가지 제품에 모두 들어 있는 벤토나이트는 오일을 흡수하는 진흙성분으로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기 쉬운 성분”이라면서 “특히 4번(키엘 제품)은 에탄올과 알코올까지 들어 있어 보습성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평소 건조한 피부라면 피하는 게 좋겠지요.
3위에는 2.8점을 받은 카오리온의 ‘프리미엄 오리지날 모공팩’(50g·1만9000원)이 올랐습니다. 발림성, 피지제거, 모공축소, 안색개선, 피부탄력 개선을 비롯해 1차 총평가, 성분 평가에서도 2위를 했습니다. 그러나 자극 정도에서 최하점을 받았습니다. 안미나 원장은 “멘톨 성분의 화함이 상당히 느껴진다”면서 “특히 눈가에 바르면 자극이 심하므로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평가 대상 중 최저가인 프리맨 모공팩은 4위를 차지했습니다. 모공축소효과는 3위였으나 안색개선과 1차 총평가, 성분 평가에서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슈렉팩’으로 유명한 프리맨 모공팩은 색소 때문에 감점을 받았습니다. 브레인파이 피현정 대표는 “성분 구성은 평범하나 녹색을 내기 위해 향료를 넣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최종평가에서 프리맨의 모공팩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시슬리의 모공팩을 제쳤습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국민컨슈머리포트 -모공팩] ③최고가 ‘시슬리’, 중저가 제품보다 낮은 점수
입력 2015-06-30 21:11 수정 2015-06-30 2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