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출자 해소 노력 없는 롯데… 감소 1개에 그치고 전체 순환출자의 90.6% 차지

입력 2015-06-30 19:51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개선 노력이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 수는 지난해에 비해 1개 줄어드는 데 그쳤다. 롯데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집단) 전체의 고리 수 중 90.6%를 차지, 압도적으로 많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61개 그룹의 주식소유 현황을 분석해 30일 공개했다. 순환출자 현황을 보면 전체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 고리 수는 4월 기준 459개로 지난해 7월보다 24개 줄어들었다. 순환출자는 같은 대기업집단 소속 A기업이 B기업에 출자하고 B기업이 다시 C기업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A기업을 소유하면 B기업과 C기업까지 지배할 수 있는 구조를 말한다. 적은 지분으로 막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고, 한 계열사의 위기가 순환출자 고리로 엮인 타 계열사의 위기로 이어진다는 문제가 부각되면서 지난해 7월부터 신규 순환출자가 법으로 금지됐다.

롯데그룹의 경우 올해 순환출자 고리 수가 416개로 지난해보다 1개밖에 줄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전체 대기업집단 순환출자 고리 수에서의 비중은 지난해 86.3%에서 올해는 90.6%로 커져 순환출자 개선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삼성(순환출자 고리 10개)과 비교해도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월등히 복잡한 수준이다.

롯데그룹은 2013년 4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2507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9만5033개였던 순환출자 고리를 417개로 줄였다. 93세 고령인 신격호 회장이 2세 승계에 본격 나섰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왔었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이 이번에 순환출자 해소를 등한시한 것은 제2롯데호텔 등을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면서 그룹 승계 작업이 ‘일시 정지’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롯데그룹은 다른 대기업집단에 비해 유독 지배구조가 복잡해 개선이 많이 필요하다”면서 “순환출자 고리 밖에 있는 계열사에 고리 안쪽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고리 수를 많이 줄일 수 있는데도 그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경영 특성 상 순환출자 고리가 많지만 계속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