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이 30일 공군의 공중급유기 기종으로 유럽 에어버스D&S의 A330 MRTT를 선택하면서 기종 평가와 선정 작업이 투명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군 전투기에 기름을 주유하는 공중급유기는 1조4천881억원을 투입해 2018년부터 2019년까지 모두 4대를 도입하게 된다.
이번 기종 선정은 검찰이 방위사업비리 수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 결정된 대형 무기도입 사업이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서는 이번 기종 선정 및 평가 작업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방위사업청은 이날 기종 선정 결과 발표를 하면서 이런 시각을 반영한 듯 "공정하고 투명하게 평가를 했다"고 강조했다.
A330 MRTT에 대해서는 실물평가를 했으며 개발 중인 보잉 KC-46A와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MMTT 등 2개 기종은 시뮬레이터와 자료 등으로 평가했다고 한다.
특히 방위사업청과 공군, 연구기관, 대학교수,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19명의 전문가들이 별도 연구 용역으로 만든 평가 기준표를 적용했다고 방사청은 설명했다.
방사청의 한 관계자는 "기종결정 평가 때 가중치는 외부 전문기관인 국방기술품질원이 전문가 의견을 객관적으로 반영해 결정했다"면서 "사업팀에서는 지난해 1월 29일 가중치를 봉인 상태로 접수해 보관하다가 기종결정 평가 후 방위사업추진위 심의 닷새 전에 봉인을 해제해 입력했다"고 말했다.
가중치는 비용 20%, 성능 37.29%, 운영적합성 31.04%, 절충교역과 기타 계약조건 11.67%를 반영했다. 비용은 획득비(8%), 운영유지비(12%)로 구분된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미국산 전투기와 '상호운용성'에 대해서도 방사청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A330 MRTT 기종이 영국과 호주, 중동국가에서 운용 중이고 우리 공군 수유기종(F-16, F-15, E-737)과 급유시험을 완료해 상호호환성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호주는 오는 10월 F-35DP 대한 시험 급유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 안팎에서는 방위사업비리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어느 회사에서도 '로비'를 시도할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평가에 관여한 한 전문가는 "꼼짝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원리원칙대로 평가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평가 위원들은 분야별로 격리된 채로 평가를 했다"면서 "일각에서는 한미관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기류도 있었지만 원칙대로, 평가 결과가 나온대로 그대로 입력하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장명진 방위사업청장도 원칙대로 평가할 것을 여러 차례 주문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A330 MRTT가 기종으로 선정된 데는 저렴한 가격과 파격적인 기술이전을 제안한 것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 관계자는 "업체별 입찰 가격은 공개할 수 없지만 에어버스D&S의 입찰가는 총사업비 대비 10% 이상 감소한 금액이었다"며 "다른 신형기보다는 저렴했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하늘 위 주유소” 공중급유기 유럽 에어버스, 미국산 전투기와 상호운영성 문제없다
입력 2015-06-30 1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