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뉴스] “합법적 노예?” 병사 인건비 1.96%를 바라보는 아픔

입력 2015-06-30 17:48 수정 2015-07-01 21:01

2014년 국방비 확정예산 자료를 본 20대 네티즌들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2014년 국방비 확정 예산 35조7000여 억원에서 간부인건비는 22.1%, 병사 인건비는 1.96%라는 자료입니다. 국방부가 20014년 사용한 병사 인건비가 7000여 억원으로 틀린 사실은 아니죠.

네티즌들은 이 자료를 12개 이상의 커뮤니티에 퍼뜨리고 있는데요. 달리는 제목도 각기 다른데요. “한국군 병사 인건비 비중(웃긴대학)” “21세기 한국의 합법적인 노예들(BHUMOR)” “우리나라 군대 근본적인 의문들(보배드림)” “전쟁 터지면 애국심 불태우며 나가싸운다는 애들 바보 같다” “국방부 장관님… 방산비리를 생계형 비리로 분류” “1.96%의 사나이들(방심위 차단 사이트)” “전체 국방비에서 병사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theqoo)” “반도의 합법 노예문화(몽주니어 승패 기록실)” “군대 밥경찰 3대장(포모스)” “제2보충역 제도는 명백한 위헌(일간개그)” “우리나라 군대의 근본적인 의문 3가지(루리웹)” “남자 노예 합헌, 여자노예 위헌(DC인사이드)” 등의 제목이 달리고 있습니다.

군대를 가야하거나 다녀온 20대 남성들은 “사병 대우는 왜 그렇게 후진국 스러운가”라며 안타까워했습니다. “60만 사병이 15만 간부의 인건비 10퍼센트 밖에 안 된다”는 일갈이죠.

사병이 받는 적은 월급 논란은 방산 비리와도 연관돼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휴전국에서 방산비리를 저지른 간부들의 처벌이 솜방망이 처벌이어도 되느냐”며 “우리나라 대다수 남자들은 휴전국이란 이유로 2년 동안 거의 무상으로 군대를 간다. 그 전쟁 위험국가에서 방산비리를 저지른 간부들이 집행 유예를 받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 자료는 재벌 총수일가의 병역 면제와 정치인 자식들의 병역 면제 현황 자료와 함께 공유되고 있죠.

한 네티즌은 “우리와 똑같은 징병제 국가인 태국군 병사의 월급은 9000바트(한화 28만8000원), 싱가포르 병사의 월급은 550싱가포르달러(45만원)”이라며 “국군 병사 월급은 태국과 2배, 싱가포르와 4배 차이가 난다”고 아쉬워했습니다.

국방부 내부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는 듯 합니다. 국방부는 내년도 국방 예산에서 상병 기준 월급을 15만4800원에서 17만 8000원으로 인상시키는 안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상태입니다. 2017년에는 19만5000원으로 올릴 계획입니다.

젊은 남성들은 무언가를 한창 배워야 할 시기에, 국가를 위해 젊음을 바치고 있습니다.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이들이 억울하지 않도록, 방산 비리와 국방 비위에도 보다 높은 도덕적 잣대가 필요할 것입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