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보코하람에 집단 납치된 소녀들이 세뇌당해 다른 인질들을 살해하는데 가담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30일 BBC방송에 따르면 보코하람에 납치됐다가 탈출한 여성 3명은 2014년 4월 14일 치복공립여자중등학교 기숙사에서 소녀 219명이 집단납치됐을 때 같은 캠프에 인질로 잡혀있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들은 보코하람 전사들이 이들을 세뇌시켜 다른 인질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데 이용하고, 직접 인질들을 살해하게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보코하람에 납치됐다 풀려난 안나(60·여)는 “치복 소녀들이 총을 든 것을 봤다”면서 “이들은 여러 집단의 여성들에게 코란을 암송하게 하고, 암송을 못하는 이들에게는 매질을 했다”고 말했다.
안나는 이어 “소녀들은 기독교도인 인질들을 묶고 눕힌 뒤 목을 베어 살해하기도 했다”면서 “치복 소녀들이 살해 가담을 강요당한 것은 그들 탓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보코하람 전사와 강제로 결혼해 그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로 납치 6개월 만에 도망쳐 나온 미리암(17·여)은 치복 소녀들이 세뇌를 당해서 자기 마을의 몇몇 남성들을 죽이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AI)는 보코하람이 납치된 소녀들에게 전쟁에 가담할 것을 강요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넷사넷 빌레이 AI 아프리카 담당 국장은 “젊은 여성과 소녀들을 유괴해 비인간적으로 만드는 것은 보코하람식 작업방식”이라고 설명했다.
AI에 따르면 보코하람은 2014년 이후 여성과 아이 2000명을 납치했다.
나이지리아 북동부에 이슬람 신정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는 보코하람은 각종 잔학행위로 지난 6년 동안 1만5000여명을 숨지게 하고 150만명 이상을 난민으로 내몰았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보코하람 피랍 소녀들, 세뇌당해 인질 참수에 가담"
입력 2015-06-30 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