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남다른' 퍼스트레이디 행보 논란

입력 2015-06-30 17:33
사진 출처 라이브도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의 ‘남다른’ 행보가 일본 정가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일본의 우익 성향 주간지 주간신초가 30일 소개했다. 역대 일본 총리의 부인들이 대부분 ‘현모양처’ 이미지를 유지하며 주목받지 않는 곳에서 남편의 정치적 활동을 묵묵히 지원하는 역할을 해왔다면 아키에 여사는 그동안 활발한 대외 활동은 물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당당히 밝혀왔기 때문이다.

아키에 여사의 남다른 면모는 그가 데리고 다니는 전속 직원들의 수만 봐도 드러난다. 주간신초는 아키에 여사가 경제산업성과 외무성에서 파견된 여성 관료 5명을 전속 직원으로 두고 있는데, 이는 역대 총리 부인 가운데 가장 많다고 전했다. 이들은 아키에 여사의 일정 관리 및 사무 연락 등 보좌관 역할을 하는데 아키에 여사가 연일 바쁜 일정을 소화하기 때문에 이들 역시 휴일을 거의 반납하고 아키에 여사를 따라다닌다. 지난 3월 미국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 여사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아키에 여사는 2박3일을 동행하며 미·일 신 밀월관계 이미지 홍보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도 평소 자신이 운영하는 선술집에서 아베 총리의 지역구인 야마구치현의 음식을 홍보하는 등 지역구 관리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아키에 여사는 종종 남편인 아베 총리가 이끄는 정권이 추진하는 방향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그녀는 여러 차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아베 정권이 동일본대지진 피해지역에 방조제를 건설하는 것에 대해 신중론을 제기했다.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 문제나 원전 재가동 정책에 대해서도 정권과 다른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남편의 발목을 잡는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신초는 전했다.

그러나 아키에 여사의 이런 모습이 변화하는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평론가 아사카와 히로타다는 “옛날 같았으면 남편의 선거에 영향을 줄 수도 있고 적을 만들 수 있다는 비판이 많이 나왔겠지만, 오늘날에는 아키에 여사처럼 솔직한 사람이 더 환영받는다”고 분석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