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김인식, 김동광 독이 든 성배를 들었다 그리고 고민은 시작됐다

입력 2015-06-30 17:29

야구와 농구는 29일 국가대표팀 감독에 각각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과 김동광 전 삼성 감독을 선임했다. 야구는 11월 일본과 대만에서 열리는 ‘프리미어 12’, 농구는 9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 티켓이 걸려있는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중국 후난성 장사)에 참가한다.

그런데 두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맞게 된 데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당초 현직 프로팀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뽑으려던 계획이 실현되지 못하면서 나온 대안이었다.

현직 감독들은 ‘경험 부족’ 등 각자의 이유를 대며 고사했다. 대표팀 감독이 주는 부담도 한몫했다. 프로스포츠는 팬들의 사랑을 받는 만큼 국제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요구받는다. 성적이 좋으면 국민 감독으로 추앙받지만 나쁘면 모든 비난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책임에 비해 솔직히 권한도 적다. ‘독이 든 성배’가 된 대표팀 감독직을 애국심만 앞세워 강요할 수는 없었던 셈이다.

다행히 두 감독이 대표팀을 맡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일단 선수단 구성부터 만만찮다. 야구는 정규리그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최소 6개월에서 최장 8개월의 일정을 소화한 선수들이 곧바로 ‘프리미어 12’에 투입된다. 제 기량을 발휘할지 의문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추신수, 강정호와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동하는 이대호, 오승환 등 해외파 선수들은 소속팀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출전 자체가 불가능하다.

농구의 경우 넘어야할 산이 더 높다. 김동광 감독은 “두 달 밖에 없다. 최악의 조건, 최소의 시간에 최고의 성적을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란, 필리핀, 중국 등 경쟁국들은 대표팀을 꾸려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국제대회가 있을 때 마다 이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면서 축구처럼 장기적 안목에서 대표팀을 꾸릴 수 있는 전임 감독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KBO는 30일 “전임 감독 체제에 대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 중”이라고 밝혔고, 농구계 관계자도 “내년부터 전임 감독제를 추진할 수 있다”고 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