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영철, 졸다가 김정은에 걸렸는데 부인하다가 그만...” 김정은, 즉석 고사포 처형 지시

입력 2015-06-30 15:00

지난 4월말 북한의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즉결 처형된 것은 훈련일꾼 대회장에서 졸았다는 사실을 부인했기 때문인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명령이나 지적에 토를 달고 부인했다는 이유로 '반당반혁명분자'로 몰려 극형에 처해졌다는 의미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30일 소식통을 인용해 현영철 부장의 주요 죄목과 관련 "현영철은 김 제1비서가 참가한 훈련일꾼 대회 주석단에서 졸았고, 이는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인민군 보위사령부에 적발됐다"고 전했다.

당시 사건에 대해 잘 아는 북한군 고위군관의 증언에 따르면 주석단에 앉았던 현영철 부장은 수차례 졸았고, 이는 옆자리에 앉았던 황병서 군 총 정치국장에게 발견됐을 뿐 아니라 김 제1비서도 목격했다고 한다.

이 4월 25일과 26일 양일간에 걸쳐 평양에서 진행된 제5차 훈련일꾼대회는 김 제1비서가 직접 발기하고 공을 들인 주요행사로 육해공군 연대장급 지휘관들이 대부분 참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RFA는 이어 "대회가 끝나고 총화하는 자리에서 김 제1비서는 대노해 현 부장의 졸음 사실을 강력 추궁했고, 현 부장은 이를 부인했다가 큰 화를 자초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당시 대회장에 설치됐던 감시카메라가 공개됐고, 김 제1비서는 즉석에서 현 부장을 비롯한 2명의 사단장급 간부들에 대한 처벌도 지시했다"면서 "그러나 이 두 명의 장성급 인사에 대한 처벌 여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또 "현영철 부장은 인민군 보위사령부에 끌려가 약 3일간의 조사를 받았다"면서 "'최고사령관 명령·지시 불복종'외에도 그 동안의 드러나지 않았던 여죄도 밝혀져 배신자, '반당반혁명분자'로 낙인 찍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현 부장이 북한군 총정치국, 인민무력부, 총참모부 고위군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강건군관학교 사격장에서 고사기관총 2정에 의해 끔찍하게 처형됐다"고 증언했다.

현영철 부장의 조는 사진이 노동신문에 게재되면서 처형 이유와 관련 일부 우리 언론에서도 조는 것과 다른 자금 출처 유용 문제 등으로 현 부장이 숙청됐고, 고사총에 의해 처형당했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이처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한편 RFA는 함경북도 회령시를 통해 연락이 된 또 다른 소식통을 인용 "현영철 총살 소식은 국경경비대 군인들 속에도 널리 퍼졌다"며 "인민무력부장 처형 소식을 들은 인민군 간부들은 숨소리 한번 크게 쉬지 못하고 복종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