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코파아메리카대회 결승으로 향하는 4강전에서 앙숙관계인 칠레와 페루가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쳤다.
칠레는 이날 30일(한국시간) 칠레 산티아고의 나시오날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4강전에서 두 골을 터트린 에두아르도 바르가스의 활약에 힘입어 페루와의 경기에 2대 1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남미판 한일전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두 나라는 1879년 남미태평양전쟁을 치르는 등 역사적으로도 감정대립의 골이 깊다. 국가간의 공식적인 교류는 활발해 보여도 과거 역사로 인해 한국과 일본처럼 단순한 경기 이상의 의미를 갖는 스포츠 전쟁과 같은 경기였다.
결승 진출을 노리는 양 팀은 최상의 전력을 꾸렸다. 그러나 우승을 위해 순항하던 칠레에겐 악재가 있었다. 칠레의 수비수 곤살로 하라가 지난 25일 우루과이와의 8강전에서 카바니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가해 3경기 징계를 받아 출전할 수 없었다.
경기초반 페루의 역습이 날카로웠다. 전반 8분 파올로 게레로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헤페르손 파르판이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맞았다. 이어 전반 16분 역시 게레로의 패스를 받은 카를로스 아우구스토 로바톤이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페루의 뜨거웠던 기세는 전반 20분 만에 꺾였다. 이미 경고를 받았던 페루의 카를로스 삼브라노가 칠레의 찰스 아랑기스를 발바닥으로 가격하면서 퇴장을 받았다. 수적 열세에 놓인 페루는 전반 26분 크리스티안 쿠에바를 빼고 크리스티안 라모스를 투입해 수비를 강화했다.
결국 칠레가 먼저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41분 왼쪽 측면에서 알렉시스 산체스가 날카로운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골대 맞고 나온 공을 문전에 있던 바르가스가 침착하게 골 망을 갈랐다.
이후 칠레는 후반 3분 만에 바르가스가 추가골을 뽑아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오히려 후반 15분 페루가 행운의 동점골을 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페루의 루이스 아드빈 쿨라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칠레의 수비수 개리 메델이 걷어낸다는 것이 자책골로 연결됐다.
그러나 페루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동점을 허용한 칠레가 곧바로 추가골을 터트렸다. 후반 19분 바르가스가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이것이 그대로 페루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바르가스는 대회 4골을 넣으며 득점 선두로 올라섰다.
페루는 막판 공세를 펼쳤지만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코파아메리카 준우승만 네 번 했던 칠레는 28년 만에 결승진출에 성공하며 홈에서 사상 첫 우승의 기회를 잡게 됐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코파아메리카]남미의 라이벌 빅매치, 칠레 28년만에 결승진출
입력 2015-06-30 15:01 수정 2015-06-30 1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