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1분: 전반 20분 카를로스 삼브라노의 스파이크 등 찍기
경기 초반부터 헛심 공방만 주고받은 흐름은 페루 수비수 카를로스 삼브라노(프랑크푸르트)의 반칙과 함께 깨졌다. 삼브라노는 전반 20분 뜬공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칠레 미드필더 차를레스 아란기스(인테르나시오나우)의 등을 걷어찼다.
너무 높게 든 발이 문제였다. 삼브라노는 공으로 달려들면서 오른발을 들로 차냈다. 이때 아란기스의 등을 축구화 바닥의 스파이크로 찍었다. 아란기스는 그대로 쓰러져 등을 붙잡고 통증을 호소했다. 주심은 아란기스에게 주저하지 않고 레드카드를 꺼냈다.
2015 코파 아메리카에서는 유난히 반칙이 많았다. 경고와 퇴장이 속출하면서 심판과 선수 사이의 충돌도 많았다. 하지만 삼브라노와 페루의 동료들은 심판에게 항의하지 않았다.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삼브라노의 반칙은 상대 선수를 위축시킬 목적의 교묘한 견제보다는 미숙함에서 나온 실수에 가까웠다.
삼브라노가 빠지면서 페루는 수적 열세에 놓였다. 페루는 30일 칠레 산티아고 나시오날 스타디움에서 열린 코파 아메리카 4강전에서 개최국 칠레에 1대 2로 졌다. 페루의 한 골도 칠레의 자책골이었다. 세 골 모두 페루가 넣었다.
칠레는 공격수 에두아도르 바르가스(퀸즈파크 레인저스)의 전반 42분 선제골과 후반 19분 결승골로 승부를 갈랐다. 후반 15분 미드필더 개리 메델(인테르 밀란)의 자책골이 있었지만 주도권은 칠레에 있었다.
칠레는 사상 처음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의 4강전 승자와 다음달 5일 같은 장소에서 우승을 놓고 싸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결정적 1분] “아몰랑~ 난 공만 찰래” 삼브라노의 스파이크 등찍기
입력 2015-06-30 1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