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프랑스대사관은 지난 24일 외교부 홈페이지에 ‘한-불 상호교류의 해 행사 지원 인턴 모집 공고’를 올렸다. 프랑스에서 ‘한-불 상호교류의 해 행사’를 진행할 보조 인력을 채용한다는 내용이다.
대사관 측이 원하는 지원자는 대한민국 국민이며 프랑스 체류의 결격사유가 없고, 불어 구사능력과 컴퓨터 활용능력을 갖춘 지원자다. 근무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3개월간 일한다.
중요한 건 근무기간 동안 돈을 주지 않는 무급인턴이라는 점이다. 근무기간 종료 후 인턴 수료증을 발급해줄 뿐이다. 항공비나 체류비에 대한 명시도 없다.
해당 공고는 29일 인터넷에 확산되면서 거센 비난을 받았다. “아예 노예를 뽑는다고 해라”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됐을 것을 왜 인턴이라고 써서 욕을 먹나요” “지원자가 있으니 저런 말도 안 되는 조건으로 당당하게 모집하는 거겠죠?” “스펙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지원하는 젊은 친구들이 측은합니다” “열정 페이도 아니고…”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급여 없이 생활할 수 있는 부유층 자녀들만 지원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여기에 지원할 수 있는 사람은 3개월 동안 무급으로 생활이 가능한 사람이다. 지금 당장 먹고 살 걱정 없고 지원도 빵빵한 중·상류층이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대사관 측은 문제가 된 공고를 30일 오전 ‘공관 내부 사정으로 인해 취소되었다’고 수정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