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인공 거스 히딩크가 네덜란드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네덜란드축구협회는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히딩크 감독과 7월 1일을 끝으로 대표팀 지도자 계약을 끝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히딩크 감독이 지난해 8월 협회와 계약하면서 합의한 기간은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까지였다. 유로 2016은 내년 6월 10일~7월 10일 프랑스에서 열린다.
협회는 “히딩크 감독의 중도 하차에 아쉽다”면서 “최근의 성적을 만족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는 유로 2016 예선 탈락의 위기에 놓였다. 아이슬란드(승점 15), 체코(승점 13)에 이어 3위다. 네 경기 남긴 중간전적은 3승1무2패(승점 10)다. 4위 터키(승점 8)에 승점 2점차로 쫓기고 있다. 본선 진출권은 2위까지 주어진다.
히딩크 감독은 한일월드컵에서 우리나라의 사상 첫 승과 사상 첫 조별리그 통과를 일궈냈다. 아시아 최고 성적인 4강 진출의 진기록을 남겼다. 2000년대는 히딩크 감독의 전성기였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는 호주대표팀을 지휘하며 16강 진출을 일궈냈다. 러시아의 사령탑에 오른 유로 2008에서 4강 진출을 일궈냈다.
하지만 지도자 인생의 후반부인 2010년대 들어 암흑기를 보내고 있다. 휴식기간이 점차 늘어나면서 각국 협회와 클럽의 ‘러브 콜’도 줄었다. 히딩크 감독은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 잡았던 조국 네덜란드의 지휘봉을 다시 잡았지만 침체를 극복하지 못했다.
히딩크 감독은 “네덜란드를 다시 지휘할 수 있었던 것은 영광이었다.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미안하다”며 “후임자가 유로 2016에서 좋은 성적을 내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히딩크의 흑역사… 네덜란드 감독 잘리고 다시 백수로
입력 2015-06-30 07:58 수정 2015-06-30 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