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달라고 말한 적 없다” 유승민 “김무성, 사퇴 동조? 말안하겠다”

입력 2015-06-29 20:26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29일 자신의 사퇴 여부와 관련해 "최고위원들의 말씀을 잘 들었고 '내가 경청을 했고 내가 잘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자신의 거취를 논의하고자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답했다.

그는 또 다른 의원들의 의견을 더 들어보고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유 원내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수 최고위원들이 사퇴를 요구했음에도 다른 의원들의 의견을 더 듣고 결정하겠다고 답한 것은 여전히 사퇴 의사가 없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유 원내대표는 최근 자신의 거취가 더는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당과 국가, 정치 발전의 대의명분이 걸린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사퇴할 의향이 없다는 의지를 측근들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에서 유 원내대표는 앞으로 당내 다수의 의견이 어느 쪽으로 쏠리는지, 국민 여론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지켜보면서 자신의 거취에 대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유 원내대표와 일문일답.

--최고위서 사실상 자진 사퇴의 촉구를 받은 것은 맞나.

▲최고위원마다 의견이 좀 달랐다.

--사퇴하지 않기로 결론을 낸 것인가.

▲오늘 말씀을 잘 들었고,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나중에 입장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인가.

▲그 말만 했다.

--입장을 언제까지 정리하기로 했나.

▲그런 말은 없었다.

--국회법 개정안 해결을 전제로 사퇴를 유보하는 것인가.

▲더 드릴 말씀 없다.

--당내 의원들 의견을 더 들을 계획인가.

▲더 들어봐야 한다.

--서청원 최고위원이 유 원내대표가 회의에서 "기회를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런 말 한 적 없다.

--그렇다면 시간을 달라고 했나.

▲내가 말씀드린 것은 '오늘 최고위원님들 말씀을 제가 잘 경청했고 제가 잘 생각해보겠다'고 한 게 전부였다.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총을 열지 말자는 사람은 누구였나.

▲그 부분은 의견이 통일되지 않았으니 누가 어떤 말을 했느냐는 말을 아끼는 게 좋겠다.

--사퇴를 요구하는 친박계의 의견에 김무성 대표가 동조했다고 서청원 최고위원이 얘기했는데.

▲내가 말씀 안 드리는 게 좋겠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