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거취, 최고위원회의 최대 분수령

입력 2015-06-29 17:14
유승민 원내대표

여권 내부의 갈등을 촉발시킨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가 중대 기로에 섰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29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여당 지도부가 거부권 정국 이후 유 원내대표의 사퇴 문제에 대해 공식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누리당 지도부 일부 인사까지 사퇴 불가피론에 가세하면서 이르면 이번 주 중 유 원내대표가 자진사퇴를 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당내 다수를 구성하는 비박계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는데다 유 원내대표도 당장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혀 거취 문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친박 좌장인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3시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에서 앞서 기자들과 만나 “유 원내대표의 대승적 결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사퇴 불가피론을 공개적으로 피력했다.

김태호 최고위원도 회의장에 입장하면서 “(유 원내대표의 사퇴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면서 “유 원내대표 개인적으로 보나, 당과 나라의 미래를 보나 빠른 용단이 좋다”고 조속한 사퇴를 촉구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에 앞서 경기도 평택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당청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말 가슴 아픈 얘기지만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유승민 (원내)대표가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유 원내대표는 긴급 최고위원회의 시작 전에 “지금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짧게 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비박계 의원들이 유 원내대표 사퇴를 집단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강석호 김성태 김학용 김용태 의원 등 비박계 재선 의원은 20명은 국회에서 긴급회동을 갖고 친박계를 향해 “유 원내대표 사퇴를 주장해 당내 분란이 확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친박계 의원들은 유 원내대표 사퇴를 위한 총공세에 나서 친박계와 비박계 간의 충돌이 전면전으로 비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유 원내대표는 “지금은 사퇴할 의향이 없다”는 뜻을 측근들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비박계 의원은 “유 원내대표가 개인만의 문제라면 편하게 판단할 수 있겠지만 자신의 사퇴가 새누리당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정적인 당청 관계를 위해서는 유 원내대표의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가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설득하면서도 정치적 명분은 지켜주는 출구전략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