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닫은 유승민

입력 2015-06-29 16:33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로 촉발된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으며 예정된 일정만 소화했다.

유 원내대표는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제2차 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문제에 대해서만 발언했다. 그는 “평택 2함대에는 두 동강이 난 천안함이 있고, 적의 총탄에 우리 장병 6명이 사망한 참수리 357호가 있다”며 “제2 연평해전 13주기 기념식에서 13년 전에 있었던 그 일을 되새기면서 우리 평택이 국가 안보의 성지로 모든 국민의 가슴 속에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택의 메르스 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남겨주고 있다”며 “하루빨리 이 사태가 종식되고서 이 메르스 사태 같은 불행한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데 평택의 경험을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내 현안 문제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회의 후 기자들이 관련 내용을 물었지만 “드릴 말씀이 없다”며 자리를 떠났다. 그는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추모식에 참석 후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비서진들과 점심을 함께했고,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성실납세와 경제활성화를 위한 세제개편 정책토론회’에 참석했다.

유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뒤 열린 의원총회 직후 “송구스럽다”고 입장을 밝혔고, 다음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당 행사에서 직접 A4 용지에 적어온 일종의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이후로는 관련 사안에 함구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사과 표명 후에도 청와대 기류가 바뀌지 않자 지난 주말 지역구인 대구에 내려가 고심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김무성 대표와도 두 차례에 걸쳐 장시간 대응책을 논의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유 원내대표와)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놓고 계속 논의했지만 결론이 안 나왔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지난 의총에서 자신이 사실상 재신임 받은 만큼 자신 사퇴할 뜻이 없다는 취지를 김 대표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