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만 만나면 내가 무너져”… LG-NC-넥센, 물고 물리는 희한한 천적 관계

입력 2015-06-29 16:02
국민일보 DB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 넥센 히어로즈 세 팀 사이에 묘한 먹이사슬이 형성되고 있다. 팀 전력과 순위를 떠나서 특별한 팀에 강하고 약한 ‘천적 관계’가 되고 있다.

NC(41승30패1무)는 29일 현재 1위 삼성 라이온즈(42승30패)에 불과 반 게임차 뒤진 2위에 올라있는 강팀이다. 그런데 유달리 9위 LG(34승40패1무)를 만나면 한 없이 작아진다. 지난 주말 3연전에서 1승2패를 거두는 등 올 시즌 성적이 2승1무8패라는 절대 열세에 몰려있다. 지난 27일 경기에선 5-4로 앞섰지만 7회 이후 대거 5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NC는 이날 패배로 ‘7회 리드 시 승리’ 공식이 깨졌다. NC는 올 시즌 들어 7회까지 점수를 앞서면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승리하는 경기를 37경기째 이어나가던 중이었다. NC와 LG의 악연은 지난해 준플레이오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3위였던 NC는 4위로 올라온 LG에 1승3패로 완패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올해도 NC는 LG를 상대로 4월 25일 이후 6연패를 당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NC 관계자는 “LG만 만나면 안하던 실수가 나오는 등 이상하리만치 경기가 잘 안 풀린다”고 토로했다.

NC 앞에서 승승장구하는 LG는 넥센 앞에선 고양이 앞이 쥐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넥센은 올 시즌 LG를 만나 6승 2패의 성적을 거뒀다. 넥센은 전통적으로 LG에 강하다. 2011년 리그 꼴찌였지만 LG에 12승7패로 앞섰다. 2012년과 2013년에는 각각 13승6패, 11승5패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9승7패를 거뒀다. LG는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NC를 꺾고 기세등등하게 플레이오프에 올라왔지만 넥센을 만나 1승3패로 무너지며 쓸쓸히 짐을 쌌다. 넥센 관계자는 “LG와 경기를 하면 큰 점수차로 지고 있어도 이상하게 여간해선 안 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런 넥센에게 NC가 천적이다. 넥센은 NC만 만나면 유독 힘을 쓰지 못한다. 올해 4경기를 모두 내줬다. 지난해에도 NC에 5승11패로 처절하게 당했다. 지난해 넥센은 불과 반 게임차로 삼성에게 정규리그 1위 자리를 내줬다. NC전에서 반타작만 거뒀어도 넉넉하게 창단 첫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할 뻔 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NC가 LG와 경기하는 것을 보면 마치 우리가 NC와 경기할 때와 같은 느낌을 받는다”며 “이상하게 뭔가가 꼬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