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7∼8일 독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때 해외 뇌물공여 문제 등을 거론하며 중국을 강하게 견제했다고 산케이 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신문에 의하면 아베 총리는 정상들간의 비공개 세션에서 성장전략에 저해가 되는 부패 문제가 화제에 오르자 “중국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부패의 온상이 되고 있다”며 “지원 대상 국가 고위 관리에게 뇌물이 전해지는 문제를 여러분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와 함께 “아프리카에서 중국이 하는 원조가 아프리카 사람들을 위해 정말로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아울러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해 아베 총리는 “AIIB의 부패 방지 체제가 불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본은 들어가지 않았다”고 설명한 뒤, 실무자들이 만들어 준 자료에 없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아베 총리는 “중국은 필리핀이 ‘필요 없다’고 하는데 돈을 대출해주고선 남중국해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전액 상환하라’고 해왔다”며 “미얀마에서 ‘난(難)공사가 되기 때문에 무리’라고 하는데도 억지로 돈을 대출해줘서 산속에 댐을 건설케 하더니 결국 도중에 공사가 중단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베 총리는 “(AIIB에서 대출 신청 건에 대해) 한 건 한 건 제대로 심사하지 않으면서 환경과 인권을 배려하지 않게 되는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4월 ‘반둥회의’를 계기로 만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총리의 미소 띤 악수는 양국 관계의 해빙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이번 아베 총리의 발언은 공개된 무대 뒤에서 벌어지는 양국의 치열한 갈등과 경쟁 구도에 변함이 없음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중·일정상 악수의 이면…“아베, 이달 G7서 中 강력비판”
입력 2015-06-29 1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