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사는 박모씨(29)는 최근 탈모 치료제 복용 지속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올 여름을 멋진 몸으로 맞기 위해 헬스장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탈모치료제가 근육이 붙는 속도를 저해한다는 글을 봤기 때문이다. 일단은 몸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 탈모치료제 복용을 중단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이러다 근육을 얻는 대신 머리카락을 잃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어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하기로 마음먹었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오기 전, 멋진 몸을 만들기 위해 운동을 시작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박씨와 같은 탈모인들은 먹는 탈모치료제가 근육 발달을 저해한다는 속설로 인해 머리카락과 근육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에 처해있다. 실제로 온라인 상에서는 근육 운동 시 탈모치료제 복용에 대해 우려하는 글들을 종종 발견 할 수 있다. 이는 과연 사실일까?
조재위(사진) 고운미피부과 원장은 “먹는 탈모치료제가 근육 발달을 저해하거나 남성호르몬 수치를 떨어뜨린다는 등의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며, “탈모치료제는 탈모의 원인인 DHT를 억제할 뿐 남성호르몬에 작용하지 않으므로 근육을 키우기 위해 복용을 중단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탈모치료제와 근육은 별개, 둘 다 잡으세요=오해를 풀기 위해, 탈모의 원인과 먹는 탈모 치료제의 기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남성형 탈모의 가장 주요한 원인은 유전과 DHT로, 이 두 가지 원인이 동시에 작용해야만 탈모 증상이 발현된다. DHT는 탈모 유전자를 지닌 사람의 모낭에 작용해 모낭을 위축시키고 모발의 성장기를 단축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이는 다름아닌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특정 효소에 의해 변환된 물질이다.
비록 DHT가 테스토스테론 변환 물질이기는 하나, 그 역할은 테스토스테론과 상이해 성인 남성의 근육 및 성징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따라서, 탈모 치료제의 역할 역시 탈모 원인 물질인 DHT의 생성을 억제해 모낭 위축에 따른 모발 연모화 및 탈모를 막는 것이지, 남성호르몬을 자체를 억제하는 것이 아니다.
◇초기탈모에는 안심하고 약물치료 하세요=현재까지 밝혀진 가장 효과적인 초기 탈모 치료법은 먹고 바르는 약물 치료이다. 이러한 약물들은 미국식품의약국(FDA) 및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공인기관에서 효과를 검증 받았으며 유럽과 아시아를 비롯한 다양한 국가에서 모든 단계의 탈모치료에 권장되는 1차 치료제로 선정됐다.
먹는 탈모치료제는 탈모의 주요 원인인 DHT의 생성을 억제하여 탈모를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임상 연구 결과 90% 이상의 탈모 억제 효과와 70% 이상의 발모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러한 효과는 복용 직후가 아닌 최소 3개월 이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1년 경과시점에서 극대화 되므로,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1년 이상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다.
바르는 탈모치료제는 두피의 혈액순환을 개선하여 탈모를 예방하고 발모를 촉진하며, 하루 2번 아침 저녁으로 꾸준히 도포하는 것이 좋다.
◇심한 탈모도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약물치료와 메조테라피를 병행하세요=두피의 모근 주변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는 메조테라피 시술은 피부의 비타민과 같다. 두피 모낭에 영양분을 공급하여 건강한 모근과 모발을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두피 메조테라피 시술은 탈모 치료의 기본적인 치료법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꾸준히 먹고 바르는 약물치료를 병행해 두피와 모발 관리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재위 원장은 “탈모는 진행 단계별로 효과적인 치료법이 존재하며, 치료에 비교적 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질환이다”라며 “따라서 치료를 시작하기 전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탈모 진행 단계 및 생활 패턴을 따져본 후 꾸준히 지속 가능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영수 기자
머리카락이냐 근육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문제는 DHT!
입력 2015-06-29 1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