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대표팀의 캡틴 조소현이 월드컵 조별예선 브라질전 이후 불거진 화장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대표팀 주장 조소현은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화장논란은 선수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비난이었다. 중계방송 때문에 화장을 하고 경기에 나선 것은 절대 아니다. 늘 훈련할 때도 선크림과 BB크림 정도는 바르고 훈련을 한다. 브라질 선수들이 화장을 전혀 안하고 나와서 우리가 더 꾸민 것처럼 보였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비난을 의연하게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그는 “브라질선수들은 화장 대신 향수를 뿌리고 나왔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캐나다여자월드컵에서 여자축구대표팀 조별예선 첫 경기는 FIFA 랭킹 7위 브라질이었다. 전반 33분과 후반 8분 백패스 실수와 마르타에게 페널티킥을 내주며 0대 2로 경기를 마쳤다.
비록 경기는 졌지만 강호 브라질에게 2골 밖에 실책하지 않은 대표 팀에게 많은 응원과 격려가 이어졌다. 하지만 비난도 쏟아졌다. 비난은 다름 아닌 선수들의 화장에 관한 것이었다.
네티즌들은 ‘화장안한 브라질 선수들이 더 예쁘다’ ‘화장할 시간에 훈련이나 해라’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은 돔구장인데 화장을 왜하지?’라며 비아냥거렸다. 오죽하면 선제골을 허용한 백패스의 실수에 대해 ‘선수들이 화장을 하고 경기에 나와서 그렇다’며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비난했다.
당시 선수들의 화장논란에 윤덕여 여자대표팀 감독은 “질책과 비난도 관심이다. 무관심보단 차라리 비난이 낫다. 신경 쓰지 말고 경기에 전념하자”며 선수들을 다독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노 메이크업을 했던 브라질 외에 다른 나라 선수들은 어땠을까?
조소현은 “스페인 프랑스 선수들에 비하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들은 마스카라부터 눈썹화장, 아이섀도우 등 풀 메이크업 단장을 하고 경기에 나온다. 프랑스의 14번 루이자 네시브는 얼굴에 반짝이는 효과를 주는 하이라이터까지 바르고 나왔다. 정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또한 누리꾼들은 조소현 심서연 등 긴 머리를 가진 선수들이 머리를 돌돌 말아 올려 묶은 당고머리에 ‘긴 머리가 무겁지 않나’ ‘헤딩이나 제대로 할 수 있나’라며 관심을 가졌다.
조소현은 이에 대해 “당고머리를 안하고 하나로 묶고 뛰면 머리카락 때문에 시야가 가려서 뛸 수가 없다. 하지만 당고머리를 하면 정수리보다 더 높은 위치에 머리가 묶여있다. 그러다보니 헤딩을 처리하는 이마보다 머리에 공이 먼저 닿아서 공격수보다 먼저 공을 처리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며 장단점에 대해 말했다.
여자축구대표팀은 브라질 전 이후 1승의 재물 상대로 삼았던 코스타리카와 1대 1무승부 이후 화장에 대한 비난은 계속 이어졌다. 그러나 마지막 스페인전과의 경기에서 조소현과 김수연의 역전골로 월드컵 첫 승과 16강 진출을 달성하자 화장에 대한 논란은 잠식되었다.
어쩌면 월드컵기간 동안 언론과 팬들의 집중관심을 받게 되는 것을 의식해 외모에 민감한 20대 선수들이 화장하고 가꾸는 건 당연한 일이다.
팬들의 화장논란에 대한 질책도 여자축구선수들을 향한 관심이었을 것이다. 월드컵 출정식에 전가을이 ‘대한민국에서 여자축구 선수로 사는 게 외로웠다’며 눈물을 흘린 만큼 선수들도 팬들의 비난을 성숙하게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조소현은 “외모를 가꾼다고 해서 축구를 못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햇볕과 바람에 매일 노출된다. 그리고 우리는 축구선수기도 하지만 피부를 걱정하는 여자이기도 하다. 실력과 외모를 겸비한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꽃보다 아름다운 여자축구선수들이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