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하의 도시 伊 베네치아, 해상 쓰레기로 ‘몸살’

입력 2015-06-28 20:42
‘운하의 도시’로 널리 알려진 세계적 관광 명소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조만간 ‘(해상) 쓰레기의 도시’로 이름을 바꿔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고 이탈리아 언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탈리아 반도와 발칸반도 사이의 좁고 긴 아드리아해 일대 해상 쓰레기 제거를 위한 유럽연합(EU)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이탈리아 환경연맹이 최근 시행한 베네치아 운하 현장 조사 결과 마구 버려진 알루미늄 캔, 각종 병, 담배꽁초, 플라스틱 백 등이 여기저기 떠다니는 등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온라인 매체인 더 로컬은 전했다.

베네치아 운하 7㎞를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는 거의 13m마다 각종 부유물질이 떠다니는 등 500개 이상의 해상 쓰레기를 발견했고, 특히 부유물 쓰레기 더미의 약 87%는 박테리아에 의해 환경에 해가 되지 않도록 생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 종류인 것으로 분석됐다.

베네치아 환경연맹 루이기 라차로 회장은 “지금처럼 해상 쓰레기 부유물이 계속 늘어나면 베네치아 운하는 이제 곤돌라를 타고 낭만을 즐기기에 적합하지 않은 곳이 될 것”이라면서 “바다와 항상 접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베네치아와 같은 도시에서 그동안 해상 쓰레기 문제가 너무 과소평가돼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앞으로 베네치아 주민은 물론 하루 5만명 이상 찾아오는 관광객 모두 ‘발자국만 남기고, 사진만 가져간다’는 격언처럼 행동해야 한다”면서 “베네치아 지방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쓰레기 관리를 위한 혁신적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