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베테랑 타자들은 시즌 초반 부상으로 이탈했고, 거액을 들여 영입한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은 부상으로 제대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채 결국 퇴출됐다. 순위는 지난 5월 9위로 내려간 뒤 올라올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절망적이었던 LG는 지난 27일 잠실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희망을 발견했다. 20대의 힘이었다. 역전 결승타를 때린 오지환(25)과 루이스 히메네스(27)는 각각 2안타 3타점, 1홈런 3타점을 올렸다. 2타점 적시타를 때린 이민재(27), 멀티 히트를 기록한 채은성(25), 1안타를 친 나성용(27) 등도 영양가 넘치는 활약을 했다.
그동안 LG는 베테랑과 2군 선수들 간의 실력차가 워낙 커 세대교체가 어려운 팀으로 꼽혔다. 이를 의식한 듯 양상문 감독은 지난해 5월 취임하자마자 젊은 선수 육성에 나섰다. 우선 방송 해설위원이었던 차명석 수석코치를 영입했다. 차 코치는 LG에서 10여 년간 2군 선수를 지도하면서 선수들과 끈끈한 관계를 맺어 왔다. 생일을 챙기고 밥을 먹으며 대화를 했다. 차 코치는 지난해 10월 현재 1군에 있는 문선재, 채은성 등을 데리고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갔다. 교육리그에서 돌아온 채은성은 그해 플레이오프에 투입되기도 했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젊은 선수들과 일본 고치 마무리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기도 했다.
올 시즌 들어서도 양 감독과 차 코치는 2군 구장이 있는 이천에 종종 들러 선수들을 살폈다. 이 같은 노력의 결실은 지난달 22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나왔다. 정성훈과 손주인 등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나성용과 이민재 등 2군에서 올라온 젊은 선수들이 대거 선발 라인업에 올랐다. 그리고 20점을 뽑아내며 승리를 거뒀다. 이들은 1군 무대 경험이 부족했지만 결정적인 순간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그러나 몇 경기에서 보여준 활약으로 젊은 선수들에게 큰 기대를 걸기엔 여전히 부족한 게 많다. 현재 유격수 오지환 정도만 1군에 자리를 잡은 상태다. ‘젊은 피’들이 주전으로 자리 잡으려면 수비력을 더 키워야 한다.
이미 양 감독은 가을부터 열리는 교육리그와 마무리캠프 밑그림을 짜고 있다. 지난 27일 경기 전 양 감독은 “올해도 가을부터 미야자키서 교육리그, 고치에서 마무리캠프를 열 생각”이라며 “젊은 선수들 대부분이 수비가 부족한 상황인데 집중적인 훈련을 토해 한 단계 성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프로야구] LG, 현재는 어두워도 미래는 있다
입력 2015-06-28 2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