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의 사생활은 어디까지 보호 받아야 할까요? 가수 이효리씨가 블로그에 제주도 생활 공개를 해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소통을 위해 시작한 블로그가 알콩달콩한 제주 신혼집에서의 사생활을 위협하는 통로로 변질됐습니다.
이효리는 26일 제주도 집을 매각했다는 설이 나왔습니다. 한 여성지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효리가 추구하던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없어 집을 내놓기로 결정했다”라며 “이효리의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이효리의 측근은 집을 내놓을 계획은 없다며 신혼집 매각설을 일축했는데요. 이 해프닝은 이효리가 얼마나 사생활 침해를 받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효리는 지난해 5월 27일 대중들과의 소통창구로 블로그를 개설했습니다. 기타리스트 이상순과 결혼한 후 제주에서 지내는 일상을 팬들과 나누기 위해서였죠. 이효리의 블로그는 70여일 만에 방문자수 1000만 여명을 기록할 정도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를 본 많은 관광객들이 이효리의 집으로 찾아오며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이효리의 달콤한 신혼생활에 큰 불편이 생겼죠. 이효리는 지난해 6월 트위터에 ‘제주도 집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우리(이효리·이상순 부부) 집은 관광코스가 아니다”라며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에도 수십 차례 울리는 초인종과 경보음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밝혔지요.
이 때문이었을까요? 이효리는 1년이 지난 지난달 30일 블로그 게시물을 모두 삭제하고 트위터 계정 역시 삭제했습니다. 당초, 1년만 운영할 거라는 이효리의 의지도 반영된 일이긴 합니다.
일각에서는 “이효리의 계정 삭제가 SNS 탓만은 아니다”는 입장을 보입니다. 지난 2월 20일 MBC ‘설특집 다큐멘터리 토요일 토요일은 무도다’에서는 이효리 집이 공개됐습니다. 이 방송에서는 그의 제주도 집 전경과 남편 이상순, 반려견과의 소탈한 일상이 나왔는데요. 방송을 통해 대중들에게 자신의 생활이 알려진 상황에서 자신에게 관심을 갖지 말아달라는 것 또한 아이러니일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효리는 지금의 사태를 예언이라도 한 듯 지난해 6월 블로그에 ‘모순’이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그는 “유명하지만 조용히 살고 싶고, 조용히 살지만 잊혀 지긴 싫죠”라고 말했습니다. 연예인은 대중의 관심을 받고 살지만, 한편으로는 사생활만큼은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죠.
SNS는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의 소통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연예인들은 SNS를 통해 팬들과 가까이 소통할 수 있는 만큼 자신의 사적인 영역이 줄어 들 수 있습니다. 양날의 검과도 같습니다.
문경림 기자 enlima7@kmib.co.kr
[친절한 쿡기자] 이효리의 블로그, 대중과의 소통창구일까? 독일까?
입력 2015-06-29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