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28일 성남시립의료원 건립현장과 성남 메르스 대책본부를 방문했다. 메르스 사태 발생 이후 아홉번째 메르스 행보이다.
여권이 국회법 거부권의 거센 후폭풍에 휘말려 복잡한 상황에 처한 가운데 제1야당 대표로서 '여의도 정쟁'과 거리를 두며 현장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마침 거부권 정국의 여파로 최재성 사무총장 인선 강행에 따른 내홍이 일단 소강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문 대표로선 집안싸움 문제에 있어선 잠시나마 한숨을 돌리게 된 상황이다.
문 대표는 이번 사태 초기 확진환자의 개인정보를 자체 공개해 중앙정부와 충돌을 빚었던 성남시에서 공공의료문제 등을 놓고 정부와 다시한번 각을 세웠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당 메르스대책특위 위원장인 추미애 최고위원,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등이 함께 했다.
문 대표는 수정구의 성남시립의료원 건립 현장사무소에서 열린 '성남시 의료공공성 강화 사업 간담회'에서 "우리가 이미 소를 잃었지만 외양간만큼은 제대로 고쳐야 한다"며 "역시 그 방향은 공공의료체계를 제대로 확립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정부는 의료민영화를 추구하고 진주의료원을 폐쇄한 것처럼 적자를 이유로 오히려 공공병원을 줄여나가는 정책을 펴왔다"면서 "이런 정책에 대해 전면적인 반성과 재검토, 대전환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성남시가 추진중인 무상공공산후조리원 사업이 보건복지부의 반대에 부딪힌데 대해 "앞서가는 공공의료 복지에 대해서 딴지를 거는 잘못된 처사"라며 중앙정부의 시정을 촉구했다.
이어 성남 메르스대책본부에서 마스크를 쓴 채 메르스 관련 환자들이 방문하는 진료실을 둘러본 뒤 간담회를 하고 "메르스 상황이 종식되고 나면 메르스 방역체계를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복기, 새롭게 방역체계를 구축해야할 것"이라며 "공공 의료체계를 새롭게 강화해야하고 국가방역체계도 제대로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제2연평해전 13주기를 하루 앞두고 오후에는 서울시내 한 영화관에서 영화 '연평해전'을 관람했다. 이날 영화 관람은 "조용히 보고 싶다"는 문 대표의 뜻에 따라 비공개 일정으로 소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표는 29일에는 경기도 평택에서 열리는 13주기 추모식에 참석한다. 서울로 올라와서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와 면담을 가질 예정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대표 취임 이후 면담하려던 일정이 피습사건으로 연기됐던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일련의 행보는 문 대표가 취임 이후 '유능한 경제정당'과 함께 두 축으로 제시해온 '유능한 안보정당'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함으로써 안정감과 신뢰를 높이겠다는 차원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6·25전쟁 65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24일에는 자신이 40년 전 복무했던 특전사 부대를 찾아 '튼튼한 안보'를 강조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소 잃었지만 외양간만은 제대로 고쳐야” 문재인 “정부, 공공의료복지 딴지걸기 잘못된 처사”
입력 2015-06-28 1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