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1분] “너 이럴래?” 빵 터진 마치다와 로메로… 2라운드 5분

입력 2015-06-28 16:17 수정 2015-06-28 16:37

결정적 1분: 료토 마치다와 요엘 로메로의 웃음이 터진 2라운드 5분

요엘 로메로(38·쿠바)는 마지막 3라운드로 넘어가기 직전에 료토 마치다(37·브라질)의 급소로 꽂을 한 방을 노리고 있었다. 비록 주도권을 잡았지만 한 번의 실수로 반격을 허용할 수 있었다. 마치다가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었다.

로메로는 2라운드 종료를 5초가량 남긴 4분55초쯤 마치다를 철창으로 몰아세웠다. 이어 오른발로 철창을 밀면서 뛰어올라 무게를 실은 오른손 펀치를 마치다의 안면으로 날렸다. 라운드 종료를 앞둔 상황이어서 실패해도 그만이었다. 마치다는 로메로의 펀치를 피했다.

그 다음 순간에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연출됐다. 미끄러진 로메로와 피할 생각뿐이었던 마치다의 몸이 엉켰다. 로메로는 이런 상황에도 왼손으로 마치다의 안면에 두 번의 펀치를 꽂았다. 마치다는 로메로의 박력에 밀려 당황했다. 로메로는 마치다를 밀었고 마치다는 뒤뚱거리며 뒷걸음질쳤다.

마치다는 중심을 잃었지만 쓰러지지 않았다. 거의 굽혀졌던 무릎을 펴 일어서면서 손가락으로 로메로를 가리키며 웃었다. 로메로는 마치다를 밀어낸 뒤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표하려는 듯 두 팔을 허공에 들고 웃음으로 화답했다. 공이 울렸고 두 선수는 각자의 코너로 돌아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종합격투기 팬들은 SNS에서 “경기를 보는 나도 헛웃음이 터졌다” “치열한 싸움에서도 서로를 존중하는 것 같아 보기 좋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왜 웃음이 나오는가. 승부욕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게 무슨 WWE 프로레슬링인가”라는 지적도 나왔다.

승부의 무게중심은 마지막 3라운드에서 로메로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로메로는 3라운드에서 마치다의 틈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테이크 다운에 성공했고 팔꿈치 공격을 퍼부었다. 28일 미국 플로리다주 할리우드 세미놀 하드락 호텔 앤 카지노에서 열린 미국 종합격투기 UFC 파이트 나이트 70 메인이벤트 웰터급매치는 로메로의 테크니컬녹아웃(TKO) 승으로 끝났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