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태고종 관계자들이 내부 갈등 때문에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경비용역까지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2월 11일 서울 종로구 태고종 총무원 청사에서 몸싸움을 벌인 혐의(공동치상 등)로 경비용역업체대표 황모(26)씨를 구속하고 총무원장 도산스님(이영식·64)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정호스님(이태명·53) 등 5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도산스님을 비롯한 총무원측은 이날 오전 2시쯤 용역직원 7명과 종단 관계자 등 36명을 동원해 정호스님 등 4명을 몰아낸 뒤 청사를 무력으로 점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연장으로 창문을 뜯어내고 청사로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호스님을 비롯한 비대위 인사 17명은 앞서 1월 23일 오후 5시10분쯤 총무원 관계자 8명을 끌어내고 청사를 점거한 혐의다.
태고종 자문위원 최모(60)씨는 범행 하루 전인 지난 2월 10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호텔에서 폭력조직 ‘이태원 식구파’ 두목 서모(56)씨를 만나 황씨 등 용역직원 8명을 소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폭력행위 등 교사 혐의를 적용해 서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서씨는 “그날 최씨와 통화는 했지만 황씨 등을 소개해 폭력을 돕지는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한다.
태고종은 수년전부터 종단 총무원장 선출과 빚 청산 등의 문제로 내부갈등을 겪어왔다. 2013년 25대 총무원장으로 도산스님이 취임한 뒤에도 내분은 계속됐다. 이후 총무원장을 불신하는 종단 관계자들이 모여 비대위를 꾸렸다. 비대위는 지난해 10월부터 총무원 청사 강제 진입을 시도해왔다.
경찰은 황씨를 비롯해 8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서씨 등 남은 45명에 대한 수사도 곧 마무리해 검찰에 넘길 방침이다.
전수민 고승혁 기자 suminism@kmib.co.kr
‘용역’ 등장까지 등장한 태고종 갈등, 경찰 수사 마무리 단계로
입력 2015-06-28 1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