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춘추전국시대인 1970년대 활동했던 영화배우 진도희(본명 김태야)가 지난 26일 췌장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66세.
춘추전국시대는 1세대 트로이카 남정임 문희 윤정희와 2세대 트로이카 정윤희 장미희 유지인 사이에 끼어 여배우들이 뚜렷한 선두주자 없이 비슷한 인기를 구가하던 시대를 말한다. 이 시절 고인과 함께 활약했던 여배우는 나오미 우연정 최정민 윤세희 윤미라 박지영 윤연경 오유경 전영 등이 있다.
1949년 부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여고시절 전국 문학 콩쿠르를 휩쓴 문학소녀였다. 서라벌예대(지금의 중앙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한 후 동국대 연극영화과로 편입한 그는 대학시절 MBC 4기 탤런트가 됐다.
1972년 배우 박노식의 감독 데뷔작 ‘자크를 채워라’에 주연으로 캐스팅되면서 영화배우에 입문했다. 이후 ‘일요일에 온 손님들’(1973) ‘서울의 연인’(1973) ‘죽어서 말하는 연인’(1974) 등에서 주연을 맡았다.
신성일 신일룡 신영일 등 당대 최고의 미남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서구적인 마스크와 훤칠한 외모로 글래머 여배우라는 이미지를 남겼다. 왕성하게 활동하다 조흥은행 창업주의 손자인 정운익씨와의 열애로 은막을 떠났다. 이후 외식사업과 무역회사 중역으로 미국을 오가면서 사업가로 변신했다.
‘젖소부인’으로 유명해진 에로 전문 배우에게 예명을 도용당해 자신과 가족들이 고초를 겪기도 했다. 슬하에 딸이 한 명 있다.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이며 발인은 29일 오전 8시.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충무로 춘추시대 대표 여배우 진도희 별세 젖소부인 진도희가 아닙니다
입력 2015-06-28 1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