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를 관통한 네티즌의 한 마디. 네티즌 오브 더 매치(Netizen of the match)입니다. 한 경기를 함축한 네티즌의 기발한 발언이나 엉뚱한 해석을 소개합니다. 수위에 따라 표현의 일부를 각색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네티즌 오브 더 매치는 “네이마르 한 명 없다고 망하는 브라질? 뭐야? 별것도 아니네.” (콜롬****)입니다.
브라질이 또 무너졌다. 이번에는 남미축구선수권대회인 2015 코파 아메리카에서다. 간판 공격수 네이마르(FC 바르셀로나)가 빠지고 전력이 급감한 2014 브라질월드컵의 몰락을 그대로 답습했다. 1년 전의 충격은 이제 비웃음으로 바뀌었다.
브라질은 28일 칠레 콘셉시온 무니시팔 스타디움에서 열린 코파 아메리카 8강전에서 파라과이와 1대 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에서 3대 4로 무릎을 꿇었다. 이번 코파 아메리카는 결승전을 제외한 토너먼트에서 정규시간 90분간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곧바로 승부차기에 돌입한다. 소속팀에서 한 시즌을 마치고 참가한 선수들의 체력을 고려한 규정이다. 브라질은 90분 동안 한 골만 넣은 졸전과 승부차기의 부족한 집중력으로 조기 탈락을 자초했다.
이변이다. 2010년대 들어 스타플레이어를 발굴하지 못하고 남미의 약체로 전락한 파라과이는 한때 세계 최강이었던 브라질을 무너뜨리고 4강으로 진출했다. 2011년 아르헨티나 대회에 이어 2연속 4강 진출이다. 파라과이는 아르헨티나와 결승 진출권을 놓고 싸운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빅 매치는 성사되지 않았다.
브라질은 1년 전의 몰락을 그대로 재현했다. 브라질은 지난해 6월 자국에서 개최한 월드컵 8강전에서 네이마르가 허리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한 뒤 전력이 급감했다. 4강전(독일 1대 7 패)과 3·4위전(네덜란드 0대 3 패)에서 연패했다. 독일과의 4강전 참패는 브라질의 축구역사에서 지울 수 없는 오명으로 남았다.
이번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그랬다. 네이마르는 콜롬비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상대 선수와의 충돌로 퇴장을 당한 뒤 네 경기 출전정지의 징계를 받았다. 브라질이 결승전까지 진출해도 출전할 수 없었다. 브라질 대표팀에서 사실상 낙마했다. 브라질은 네이마르 없이 싸운 토너먼트 첫 판에서 파라과이조차 넘어서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네이마르 한 명의 부재로 급감한 브라질은 세계 축구팬들의 비웃음을 사고 말았다. “약한 브라질” “평범한 브라질” “우리와 한 번 싸우자”는 조롱이 SNS로 쏟아졌다. 우리나라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네이마르 한 명이 없다고 무너질 정도면 별것도 아니다” “브라질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권 밖의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네이마르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브라질은 1대 0으로 앞선 후반 24분 핵심 수비수 티아고 실바(파리 생제르맹)가 뜬공을 경합하는 상황에서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페널티킥은 동점골과 승부차기 패배로 이어졌다. 실바의 황당한 실수는 월드컵 8강전 퇴장을 떠올리게 했다. 승부차기에서는 에베르톤 히베이루(알 아흘리)와 더글라스 코스타(바이에른 뮌헨)의 슛이 골대를 외면했다. 한때 세계 최강으로 군림했지만 이제는 파라과이를 상대로도 떨칠 수 없는 불안감이 중요한 순간마다 드러난 셈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네티즌오브더매치] “네이마르 없다고 망한 브라질, 별것도 아니잖아?”
입력 2015-06-28 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