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 발생이 한 달을 넘기면서 국내 치명률이 중동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전망이 나온다. 확진자 발생 추이가 잠잠해지고 환자 치료기간이 길어지면서 사망자가 계속 발생하면 치명률은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전체 확진자 182명 가운데 32명이 사망해 치명률이 17.6%라고 28일 밝혔다. 유럽질병통센터가 지난 18일 기준으로 집계한 전세계 메르스 환자의 치명률 38.4%보다 낮다. 사우디아라비아의 40% 수준보다 훨씬 낮다. 다만 대책본부가 당초 예측한 10%는 웃돌고 있다.
치명률 상승세는 대규모로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현 상황을 감안할 때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 대책본부의 정은경 질병예방센터장은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신규 환자가 줄어드는 가운데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하면 통계적으로 치명률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아직 유행이 진행 중이라 치명률이 앞으로 어느 정도에서 유지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메르스가 고령자와 면역 저하자가 많은 병원 내에서 전파함으로써 치명률이 높아지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메르스 치명률 17.6%
입력 2015-06-28 1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