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국민 “빨리 돈 찾자”… 뱅크런 위기

입력 2015-06-27 16:35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국제 채권단이 제시한 구제금융 방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고객이 몰리는 등 뱅크런(예금 대량인출 사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그리스 일간 프로토테마 등은 27일(현지시간) 치프라스 총리가 공영방송 ERT를 통해 다음 달 5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발표한 직후 돈을 찾으려는 시민들이 ATM으로 달려가 길게 줄을 지었다고 보도했다. 이미 일부 ATM에서는 이날 오전 현금이 바닥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민은 “ATM에서 찾을 수 있는 한도액만큼 인출할 것”이라며 “치프라스 총리의 결정에 불만이 많다. 모든 정치인들은 이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프로토테마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리스 알파은행은 전날 밤부터 인터넷뱅킹을 중단한 상태다. 알파은행 측은 기술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월요일 오전에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리스 시중은행들이 29일 영업을 재개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예금 인출 중단 등 자본통제안을 시행할 가능성도 재기됐다.

현재 그리스의 다수 여론은 채권단의 제안을 수용하고 유로존에 남아야 한다는 쪽이다. 하지만 국민투표를 할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예측할 수 없다. 메가TV가 지난 16일 발표한 최신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6%가 유로존 잔류를 원했다. 유로존을 탈퇴하더라도 긴축을 수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답변은 35.4%였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