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증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감염자로 확인된 이른바 메르스 무증상 확진 사례가 발견됐다. 그동안 무증상 감염자가 있을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실제 사례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티즌들은 “전 국민에게 검사 키트를 돌려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27일 브리핑에서 “새롭게 확진된 강동경희대 병원 간호사 182번 환자는 6일 응급실에서 76번 환자에게 노출돼 지난 7일부터 24일까지 자가격리됐다”며 “자가격리 기간에는 발열 등 특별한 증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대책본부는 “강동경희대병원 격리병동 의료진 262명을 전수검사하는 과정에서 182번 환자가 양성으로 판정받았다”며 “정밀한 역학조사와 인터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덧붙였다.
현재 이 병원 격리병동엔 투석환자 97명이 1인 격리돼 있는 상태이다. 의료진 262명이 함께 격리 치료를 맡고 있다. 신규로 확진된 간호사를 제외한 나머지 의료진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특히 이 간호사는 2주가 넘어 자가격리가 끝난 뒤 이뤄진 전수조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아 그동안 방역 당국이 주장했던 최대 잠복기 2주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보건당국은 증상이 있을 경우에 한해서만 유전자 검사를 벌여 확진자를 분류하는 방식으로 방역체제를 유지해 왔다. 증상이 없는 경우 유전자 검사 자체가 이뤄지지 않아 방역당국의 관리망에서 제외됐다. 따라서 이 간호사의 역학조사 결과 감염자로 확진될 경우 방역체제 전반의 근본적 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정은경 보건복지부 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문헌보고를 보면 의료기관 종사자 중 무증상으로 양성이 나온 사례가 있다”며 “전문가들은 무증상일 때의 전파력은 굉장히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잠복기인 2주가 지나 자가격리에서 벗어난 사람이 무증상인데도 양성이라니…” “전 국민에게 검사 키트를 돌려야 하는 것 아니냐” “의료진의 경우 증상이 없어도 전수조사를 통해 확진 받을 수 있지만 일반 국민들은 어떻게 해냐” 등의 댓글을 달며 우려를 나타냈다.
한 네티즌은 “보건 당국은 국민들의 검진 대책을 하루빨리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국내 첫 ‘메르스 무증상 환자’ 발생… “온 국민 검사해야하나”
입력 2015-06-27 1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