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진도희, 췌장암으로 별세

입력 2015-06-27 11:38
1970년대 초반 충무로 춘추전국시대 스크린 요정으로 불렸던 영화배우 진도희(본명 김태야)가 지난 26일 췌장암으로 별세했다. 66세.

고인은 충무로 1세대 트로이카인 남정임·문희·윤정희와 2세대 트로이카 정윤희·장미희·유지인 사이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인기를 구가했다.

49년 부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여고 전국 문학 콩쿠르에서 상을 휩쓸던 문학 소녀였다. 중앙대 전신이었던 서라벌 예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했고 2년 뒤 동국대 연극영화과로 편입했다. 동국대 재학 시절 교내 연극의 여주인공으로 뽑히면서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여기서 인연을 맺게 된 국립극단장의 권유를 받아 ‘김경아’라는 예명으로 MBC 공채에 응시, 4기 탤런트가 됐다.

72년 배우였던 박노식의 영화감독 데뷔작인 ‘자크를 채워라’에 주연으로 캐스팅되면서 영화계에 입문했다. 이후 대추격(1972), 늑대들(1972), 체포령(1972), 일요일에 온 손님들(1973), 원녀(1973), 서울의 연인(1973), 죽어서 말하는 연인(1974)에 잇따라 주연을 맡아 영화배우의 입지를 굳혔다. 74년 제1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 여배우상을 받았다.

고인은 당시 조흥은행 창업주의 직손인 정운익씨와 열애로 은막을 떠났다. 이후 외식사업과 무역회사 중역으로 미국을 오가면서 사업가로 변신했다.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미주 한국일보의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고 미주 기독교 방송에서 클래식 라디오를 진행하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이며 입관 예배는 27일 오후 3시, 발인은 29일 오전 8시다. 장지는 서울 승화원.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