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정면으로 비판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한 청와대 기류는 차갑다. 청와대는 공식 언급을 자제했지만 유 원내대표가 용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강경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26일 유 원내대표 거취 문제에 대해 “박 대통령의 어제 발언을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유 원내대표를 지목하면서 “여당의 원내 사령탑도 정부 여당의 경제 살리기에 어떤 협조를 했는지 의문”이라며 “정치는 국민들의 민의를 대신하는 것이지, 자기의 정치철학과 정치적 논리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사실상 유 원내대표의 자진사퇴를 요구한 셈이다. 이후 새누리당의 의원총회에서 유 원내대표를 재신임하는 것으로 일단 결론이 났지만 박 대통령의 의중은 변하지 않았다는 게 청와대 분위기다. 유 원내대표가 “송구스럽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상황에도 청와대에선 “대통령 인식을 잘 모르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도 그동안 증세논란이나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공론화 논란 당시 정부와 계속 다른 목소리를 내온 유 원내대표에 대해 반감이 표출되고 있다. 박근혜정부 최우선 국정과제인 경제살리기, 일자리 창출에 누구보다 앞장성 할 여당 원내대표가 엇박자 행보를 보여온 데 대한 불만이 여과없이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유 원내대표가 전날 “청와대 식구들과 함께 (당청) 관계를 개선하겠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유 원내대표가 예전에는 ‘청와대 얼라(아기)’라고 하더니 이제 식구로 격상시켰다”는 얘기도 나온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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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26 1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