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한반도 및 북한 문제와 관련 2005년 합의된 ‘9·19 공동성명’의 전면적 이행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 실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전세계 주요 2개국(G-2)인 미중 양국은 워싱턴에서 열린 제7차 전략경제대화(S&ED) 합의문에 한반도 문제에 관해 이 같은 내용을 담았다고 중국 외교부가 26일 발표했다.
양국은 합의문에서 “2005년 9·19 공동성명에서 언급된 6자회담의 목표, 즉 평화적 방식으로 한반도의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달성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는 것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측은 더 나아가 9·19 공동성명의 전면적인 실현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를 실현(구체화)하는데 지속적으로 힘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양측은 관련 당사국들이 필요한 행동을 취함으로써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조건을 조성할 것을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제6차 전략경제대화 합의문에도 ‘유엔 관련 결의를 충분히 이행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았었다.
이번 합의문에는 대북 제재 결의의 철저한 이행을 강조하는 미국과 6자회담 재개를 중요시하는 중국의 입장이 두루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미·중 양국은 올해 전략경제대화를 계기로 한반도 문제와 이란 핵문제, 대테러 문제를 비롯한 국제 및 지역문제와 기후변화, 양자관계 등 분야별로 대규모의 합의 성과를 이끌어냈다.
구체적으로 양자협력과 관련해 고위층 교류 강화, 충돌방지를 포함한 군사관계 발전 추진, 반부패·법집행 분야 협력, 세관, 재난 대응, 환경보호 등 분야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해상안전과 해상 법집행 분야를 포함한 해양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고 사이버 행동강령(code of conduct)도 만들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양국이 남중국해 문제와 사이버 안보 등 갈등현안에 대해 상당한 신경전을 펼쳤음에도 갈등 격화 방지를 위한 세부적인 조치 마련에도 부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양국은 이번 대화를 통해 전략 분야에서 100여개, 경제 분야에서 70여개, 인문 교류 분야에서 119개 항의 합의를 각각 이끌어냈다.
경제분야에서는 양자투자협정(BIT) 협상과 관련, 오는 9월 초까지 제2차 네거티브 리스트를 교환하기로 합의했고 원자력 협력,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이산화탄소 포집 이용 저장(CCUS) 기술 시범 프로젝트 추진 등에도 합의했다.
이밖에도 교육, 과학, 기술, 문화, 위생, 스포츠, 여성·청소년 등 분야별 인적교류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은 제7차 전략경제대화를 계기로 제5차 전략안보대화(SSD)와 제6차 미·중 고위 인적교류회담(CPE)도 함께 개최했다.
중국 언론들은 이번 대화를 통해 양국간의 합의가 전략, 경제, 인문 등 '3개 트랙'을 합쳐 300여개 항목에 달한다면서 미·중 양국이 갈등보다는 실질적인 협력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다만 외신들 사이에서는 이번 합의사항에도 남중국해 문제와 사이버 안보, 환율 문제 등 양국간 갈등 현안에서의 이견은 크게 좁혀지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미·중 “안보리 대북한 결의 실현에 공동노력”
입력 2015-06-26 1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