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가 1명 늘어 전체 181명으로 늘었다. 산발적 환자 발생 양상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중국에서 치료받던 환자는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지난 11~15일 135번째 환자(33)의 주치의로 근무한 삼성서울병원 의사(26)가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26일 밝혔다. 전체 확진자는 181명으로 늘었다. 이 의사는 보건 당국이 권장하는 전신보호복 대신 노출 위험이 큰 ‘VRE 가운’을 입고 환자를 진료하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보건 당국은 안전요원인 135번 환자가 지금까지 삼성서울병원 의료진 4명을 감염시켰다고 보고 있다. 이 환자가 폐렴이 심해지면서 기침을 많이 한 시기가 있었고, 이때 의료진의 개인보호구도 미흡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 가운데 36명을 자가 격리 조치하고 42명을 모니터링(능동감시) 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지난 17일 이전까지 목이나 발 등에 노출 위험이 있는 방역가운을 입고 진료했다. 이후에는 전신보호복을 착용하고 있다.
메르스 환자 가운데 사망자는 2명 늘어 31명이 됐다. 퇴원자는 7명이 더해져 81명으로 늘었다. 퇴원자 숫자가 치료 중인 환자(69명)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중국에서 격리 치료를 받던 10번째 환자(44)는 이날 퇴원했다. 지난달 26일 출국한지 한 달 만이다. 당국은 “치료비는 중국 정부가 부담한다고 알려왔다”면서 “우리도 중국 국적인 93번째 환자의 치료비를 전액 부담했다”고 말했다.
10번 환자는 지난달 16일 평택성모병원에서 첫 번째 메르스 환자(68)와 한 병실에 있던 아버지(3번째 환자)를 병문안했다. 의심 증상이 나타났으나 의료진 만류를 뿌리치고 출국했다. 그의 아버지는 지난 4일 숨졌고, 누나(46)는 감염됐다가 지난 16일 퇴원했다. 당국은 이 환자가 귀국하면 공항검역소에서 체온 측정과 문진을 한 뒤 일단 귀가시킬 계획이다. 이후 역학조사관이 출국 과정 등 사실관계를 파악할 방침이다.
10번 환자는 중국 광둥(廣東)성 현지매체인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말도 통하지 않는데 아침에 일어나 잠들 때까지 매일같이 약 먹는 것, 밥 먹는 것, 병실 청소 등을 돌봐줬다”며 의료진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또 “지난 1개월 간 제 신변에는 여기 의료인들만 있었다. (입원한) 14호 병실 말고는 가본 곳이 없지만, 이곳은 제가 평생 잊을 수 없는 병원”이라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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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26 16:51